올해 8월까지 1년 전보다 주택 거래가 절반으로 줄었다. 정부의 규제 완화에도 고금리와 자산하락 우려로 사지도 팔지도 않는 분위기다.
30일 국토교통부의 ‘8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전국의 주택 매매거래량은 모두 38만539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3만7317건에 비해 47.7%의 반 토막 수준이다.
특히 수도권에서 거래가 15만4448건으로 57.3% 급감했다. 서울에선 4만3818건으로 53.8%나 줄었다. 지방 거래량은 38.5% 감소한 23만943건이다.
정부가 지난 21일 세종을 제외한 지방 전체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하는 등 규제지역을 대폭 풀었지만 부동산 거래가 살아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발표에 따르면, 이번 주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4.8로 지난주(85.9)보다 1.1포인트 하락했다. 2019년 10월 둘째 주 조사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8.5로, 3년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중개업소 대상 설문조사와 인터넷 매물 건수 조사 등을 통해 수요와 공급을 지수화한 것이다. 기준선 100보다 낮을수록 집을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뜻이다.
정부가 허용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기간에 팔려는 급매물이 늘고 있으나 추가 금리 인상 예고로 매수세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고금리 탓에 반전세나 월세를 선호하는 세입자가 늘어난 반면, 집을 팔 수 없어 매매를 전세로 돌리는 집주인들이 생겨나면서 전세 매물은 임대차 2법(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 시행 이전 수준으로 늘어났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4만107건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이 4만건을 넘은 것은 2020년 7월25일(4만324건) 이후 약 2년2개월 만에 처음이다.
주택 거래 급감으로 지방정부의 세수에 비상이 걸렸다. 경기도에서는 올 들어 1∼7월 부동산 거래가 21만553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6만5390건보다 41.0% 감소하면서 부동산 거래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취득세 수입이 5조4224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5236억원)와 비교해 16.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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