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041510)(SM)엔터테인먼트가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과 연말 프로듀싱 계약 해지를 공식화했다. 에스엠엔터의 주요주주로 활약해온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의 요구에 에스엠 대주주인 이 총괄 프로듀서가 결국 무릎을 꿇은 것이다. 이번 조치로 회사가 연간 수백 억 원의 비용을 줄이며 수익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자 에스엠 주가는 급등했다.
에스엠은 14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올해 12월 31일부로 라이크기획과 프로듀싱 계약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에스엠은 지난달 15일 라이크기획으로부터 프로듀싱 계약 조기 종료 의사를 수령했다며 추후 이사회 결의를 통해 계약 종료를 확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에스엠의 이 같은 조치는 얼라인파트너스를 비롯한 상당수 소액주주들이 라이크기획과의 연결 고리를 끊어 내라고 강하게 주장해온 데 따른 것이다. 지난 15년간 에스엠엔터가 약 2000억 원을 이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에 몰아줘 회사 실적이 악화됐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얼라인파트너스는 3월과 8월 에스엠에 공개 주주 서한을 발송하고 라이크기획과의 계약 해지를 요구했다. 얼라인 측 요구에 에스엠이나 이 총괄 프로듀서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자 한때 얼라인파트너스 내부에서는 내년 초 주주총회에서 에스엠의 이사회 재편을 추진할 수 있다는 기류가 형성돼 에스엠 경영진을 압박하기도 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에스엠의 계약 해지 확정 공시가 나오자 환영 의사를 나타냈다. 얼라인 관계자는 “주주들의 오랜 요구에 화답해 계약 조기 종결 합의서를 체결하고 확정 공시까지 진행한 에스엠 이사회의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이 총괄 프로듀서가 수십 년간 구축한 선구적 프로듀싱 시스템과 에스엠의 정체성을 계승 발전시켜 지속 가능한 성장 체제로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얼라인은 그러면서 “앞으로 에스엠 이사회 의사록과 회계장부 등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며 “라이크기획 이외의 문제들에 대해서도 실질적 조치들이 이뤄질 수 있도록 회사 측에 지속적인 요구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주주인 이 총괄 프로듀서가 일감 몰아주기에 따른 수익 챙기기가 어려워지면서 에스엠 주가는 이날 9.49% 급등한 6만 9200원에 마감했다. 에스엠은 한때 7만 180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으나 장 후반 오름 폭을 일부 내줬다. 증권 업계의 한 관계자는 “프로듀싱 비용이 줄어들면 에스엠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기대감 등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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