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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끝나도 무절제한 생활 금물…'마음 건강' 특히 신경써야

■수능 이후 건강 관리 어떻게

긴장 끈 풀리면 무력감·피로 찾아올 수

수면·기상·식사 시간 규칙적으로 유지

시험 망쳐 우울할 땐 따뜻한 말이 '큰 힘'

허리 통증 참고 공부했다면 바료 진료를

심해지면 디스크 등으로 진행할 수 있어

다이어트는 '빨리 빼겠다'는 생각 버려야

수능을 30일 앞둔 18일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고3 수험생들이 자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생의 큰 고비 중 하나인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이후 건강관리도 중요하다. 극도의 공허감이나 불안감 등이 찾아올 수 있어 몸 건강 뿐만 아니라 마음 건강도 잘 살펴야 한다. 가족들 역시 수능이 끝난 뒤에도 수험생의 건강 상태를 잘 살피고 필요한 경우 적극적인 진료를 받도록 옆에서 도와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건강관리 측면에서는 수능은 끝이 아니라 오히려 시작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따뜻한 말 한마디=수능이 끝나면 해방감이 찾아오지만 심한 허탈함과 공허함이 찾아오는 경우도 많다. 팽팽하던 긴장의 끈이 풀리며 무력감, 우울함, 끝없는 피로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같은 정신적 혼란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능 이후에도 규칙적인 생활을 하라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보건복지부는 블로그 글에서 “수면시간, 기상시간, 식사시간 등을 규칙적으로 유지하고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며 “취미생활이나 봉사활동 등을 하며 강박관념에서 벗어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너무 많이 쉬는 것도 좋지 않다. 휴식이 과하면 무기력해지고 생활 리듬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생활 리듬이 흐트러지면 인체의 항상성이 깨지고 면역력이 떨어진다. 건강했던 수험생이 수능 이후 갑자기 질병에 걸리는 경우가 있는데, 면역력 저하가 이유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수능에서 기대했던 성적이 나오지 않은 경우엔 가족들이 수험생의 심리상태를 특히 잘 살펴야 한다. 가채점 이후 시험을 망쳤다는 절망감과 자책감으로 극심한 불안 상태에 빠지는 수험생들이 많다. 심하면 우울증에 걸리기도 한다. 이럴 때는 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항우울제와 안정제 등을 처방받을 수 있다. 약물 종류에 따라 개인에게 안 맞는 것이 있을 수 있어 병원을 자주 찾아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시험을 망친 수험생에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가족의 따뜻한 말 한마디다. 이태엽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가족은 수험생들의 어려움을 이해해주고 격려를 아끼지 말아햐 한다”면서 “가능하면 가족이 함께 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하는 시간을 갖자”고 말했다. 전상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특히 부모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괜찮다’는 따듯한 말 한마디를 해주는 것이중요하다. 부모가 결과에 대해 같이 실망하기 보다는 긍정적인 말들을 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수험생 본인은 미련을 갖지 말고 과감히 털어버리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 교수는 “지나간 일은 잊도록 하자”고 조언했다.



◇허리·목·어깨·손목 아팠다면 병원을=수능 이후에는 근골격계 이상을 체크하는 게 좋다. 특히 허리나 어깨, 목, 손목 등 통증을 참아가며 수능 준비를 한 수험생은 병원을 찾아 미뤘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수험생들에게 나타나는 근골격계 질환 중 가장 흔한 것은 허리와 관련된 것들이다. 척추는 서 있을 때보다 앉아있을 때 2배 가량의 압력을 더 받는다. 가뜩이나 척추가 받는 압력이 높은 상태에서 앉은 자세까지 바르지 않으면 척추에 큰 부담이 간다. 처음엔 허리 통증이 찾아오고 더 악화하면 요추추간판탈출증이나 디스크협착 등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윤기성 목동힘찬병원 신경외과 원장은 “수험생들의 요통은 뼈 이상보다는 주변 인대나 근육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며 “공부하는 시간이 늘면서 허리가 구부정해지고, 뼈가 균형을 유지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쳐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허리 아픈 것을 참고 공부했다면 수능 이후 병원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목과 어깨가 아플 경우에도 병원을 가보는 게 좋다. 윤 원장은 “학습에 집중하면 어깨를 움츠리고 고개를 숙인 자세를 취하게 되는데 목이 일자목에 가깝게 변형된 경우가 많다”며 “일자목이 되면 경추가 탄력을 잃고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해 목과 어깨 주변에 통증이 유발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승모근을 과도하게 움츠리는 버릇이 오래돼 어깨가 굳고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오랜 기간 필기구를 쥐고 공부하다보니 손목에 가는 부담이 누적돼 통증을 느끼는 수험생들도 많다. 수능이 끝났으니 괜찮겠지라고 생각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상태를 체크해 보는 게 좋다.

◇체중 관리에도 신경써야=수능 이후 갑자기 살이 찌는 수험생이 있는가 하면 다이어트에 돌입하는 수험생도 있다. 먼저 살이 찌는 경우는 시험이 끝났다는 해방감과 함께 식욕이 살아나 먹는 양이 늘어나는 경우다. 자칫하면 체중이 급격히 불어 비만이 되기 쉽다. 비만은 여러가지 다른 질병을 유발할 수 있고 한 번 찐 살을 빼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수능 이후 살이 찐 수험행은 대부분 세끼 식사량이 늘었다기 보다는 고칼로리 음식 위주의 식단과 지나친 간식 때문인 경우가 많다. 평소의 식습관을 유지하고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수능 이후 미뤘던 다이어트를 시작할 생각이라면 단기간에 살을 확 빼겠다는 욕심부터 버려야 한다. 기름진 음식, 달콤한 음식 등 고칼로리 음식부터 끊고 운동을 하면서 삼시세끼는 부족하지 않게 먹는 것이 스마트하게 살 빼는 방법임을 명심해야 한다.

2023학년도 수능을 약 한 달여 앞둔 16일 서울 성내동의 송파종로학원에서 수험생들이 자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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