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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금리 6% 육박…자금 블랙홀된 한전채

3년물 年 5.9%로 14년만에 최고

대규모 적자에 올들어 23조 발행

AA급 채권도 안팔려…기업 어려움





신용등급 AAA급 한국전력공사채의 발행금리가 5.9% 수준을 넘어서면서 회사채 시장 수급을 싹쓸이하고 있다. 시중금리 급등으로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초우량 채권인 한전채까지 시장에 쏟아지면서 일반 회사채들이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는 구축 효과가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7일과 이날 발행된 한전채 3년물의 표면금리는 모두 연 5.9%에 달한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1월 이후 약 14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올 하반기 들어 한전채 발행금리는 6월 연 4% 수준에서 9월 연 5% 수준으로 치솟은 후 지속적으로 급등하고 있다.



한전이 대규모 적자로 인한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계속해서 채권을 찍어내면서 일반 회사들의 자금 조달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한전은 올해 23조 1800억 원 규모의 한전채를 발행했다. 이는 지난해(10조 3200억 원) 대비 대폭 늘어난 수치다. 한전은 올 상반기에만 14조 3000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는데 업계에서는 연말까지 적자 규모가 30조 원 이상으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중금리 급등세를 타고 발행금리가 연 6% 가까이 오른 AAA급 초우량 채권인 한전채가 시장에 쏟아지면서 이보다 더 높은 금리를 감당할 수 없는 일반 회사채들에 대한 투심이 급격히 냉각되는 모습이다. 실제로 최근 시장에서는 AA+등급 우량 회사채들마저 수요 부진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이달 18일 AA+급 삼성카드는 2년 만기 회사채를 연 5.61% 금리에 발행했지만 끌어모은 자금은 100억 원가량에 불과했다. 앞선 16일에는 마찬가지로 신용등급이 AA+급인 JB금융지주가 1000억 원 규모의 공모채 수요예측에 나섰지만 주문액은 380억 원 수준에 그쳤다. 회사채 수요예측 미달 현상이 잇따르자 롯데하이마트 등 신용등급 AA-급 이하 기업들은 올해 예정돼 있던 공모채 발행 일정을 내년으로 미루고 있다. 이에 비우량 회사일수록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는 구축 효과가 향후 극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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