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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경제]"연간 10억弗 원유 관세 인하 협의"…GCC FTA 급물살 탈까

28일까지 6차 협상 진행

車 등 중동시장 개방 카드





걸프협력회의(GCC)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하고 있는 우리 정부가 원유 관세 인하 카드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뒀습니다. 연 10억 달러 규모의 관세 인하를 지렛대 삼아 중동 시장의 무역장벽을 허물겠다는 전략입니다.

29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우리 측 한·GCC FTA 협상단은 중동산(産) 원유 관세 인하를 수용할 수 있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협상단은 관세 자체는 인하하되 매년 단계적으로 관세율을 조정할지, 유예기간을 두고 특정 시점에 관세를 전면 철폐할지 등 인하 방식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재 수입산 원유에는 3%의 관세가 부과되는데 GCC에서 수입하는 원유 물량(2021년 기준 363억 달러)을 감안하면 관세 수입은 연간 10억 8900만 달러 수준으로 추산됩니다. 당국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당국이 원유 관세 인하 문제 때문에 협상이 지연되거나 차질을 빚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우리는 단계적 관세 인하를 원하는데 GCC 측은 특정 시점에 관세를 즉시 0%로 내리자고 주장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GCC는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카타르·오만·바레인 등 6개 산유국들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결성한 일종의 관세동맹입니다. 정부는 올 초부터 GCC와 FTA 협상을 논의하고 있으며 25일 28일까지 6차 협상을 진행했습니다.





정부는 전 세계 원유 매장량의 40%를 차지하는 중동 지역과 교역 관계를 발판으로 삼아 자원 수급을 안정화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은 핵심 자원인 원유와 천연가스 수입을 각각 60%, 40%가량 GCC 회원국에 의존하고 있어 관계 개선의 필요성이 특히 큽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과거 대한민국은 1970년대 오일쇼크와 연이은 세계 경제 침체 시기에 중동특수에서 경제도약의 돌파구를 찾았다"며 중동 시장의 중요성을 조명한 것도 이 때문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GCC와의 FTA에 공을 들이는 데는 이번 협정을 발판 삼아 중동 시장 진출을 확대하려는 의도도 깔려있습니다. 정부는 특히 수입산 원유 관세를 내리는 대신 GCC가 자동차 등 수입 제품에 매기는 관세 인하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GCC가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2022년 기준 1.3%)은 크지 않지만 자동차(5%) 등 일부 제조 상품의 GCC 수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점을 감안했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GCC 내 제조업 기반이 부족해 우리 상품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면서 “GCC와 FTA 체결 시 큰 폭의 관세 철폐 효과뿐 아니라 자원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협정이 타결되면 우리 기업의 중동 건설 시장 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우디아리비아 등은 네옴시티 등 대규모 사업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네옴시티는 서울의 44배 크기로 스마트 도시를 짓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총사업비가 5000억 달러(약 710조 원)에 달해 글로벌 수주전이 치열합니다.

추가 원전 수출에 플러스 효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앞서 한국은 아랍에미리트(UAE) 최초 원전인 바라카원전을 성공적으로 수출하면서 추가 수주의 가능성을 높여뒀습니다. 원전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 등은 UAE 측과 올해부터 바라카원전 후속 호기에 대한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원전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원전을 수출할 때 기술력 못지않게 중요시되는 게 국가 간 관계”라며 “국가 간 경제협력 관계가 두터워진다면 (이는) 경쟁국에 비해 다소나마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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