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증시가 최근 반등하면서 글로벌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의 보고서가 뒤늦게 주목받고 있다. 이미 한 달 전 아시아증시가 저점이라며 적극적인 매수를 추천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과 대만의 성과가 양호할 것이라고 봤다. 국내 증시가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4일께 ‘아시아와 신흥국 증시에 대한 투자 의견을 상향한다’는 보고서를 통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주식, 특히 한국과 대만에 대해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는 아시아 증시에 대해 낙폭이 과대하다고 봤다. 보고서는 “현재 MSCI 이머징마켓(EM) 지수로 보면 고점 대비 40% 이상의 하락률을 기록 중”이라며 “현재 MSCI 이머징마켓(EM) 인덱스는 848인데 수정된 시나리오 목표치는 960으로 상당한 상승 잠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MSCI EM 인덱스 하락에 대해서는 “1995년 이후 역사상 가장 긴 약세로 하락률은 평균보다 크다”고 덧붙였다.
투자 의견을 조정한 결정적 이유는 ‘밸류에이션’(평가가치)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신흥국은 경기 사이클 바닥권에 도달했거나 접근했다는 징후가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과 대만을 콕 찍으며 “아시아 신흥국 주식 중에서는 선도적인 회복세를 기록한 국가들”이라며 “현재 상황에서 접근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는 한국과 대만에 대해 ▲경기와 투자 사이클을 통해 주식의 성과가 가장 빠르고▲반도체와 기술 하드웨어가 장악하고 있으며▲MSCI 신흥국 지수를 밑돌고 있다고 봤다. 특히 “올해는 재고가 업종의 흐름을 이끌고 있는데 올해 3분기나 빠르면 내년 1분기 재고 사이클은 최악의 시점이 될 것”이라며 “(한국과 대만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와 기술 하드웨어 주식은 재고사이클이 바뀌기 전에 저점을 드러낸다”고 분석했다. 이어 “두 국가의 밸류에이션은 절대 및 상대적 측면에서 이전경기 사이클의 최저 수준에 도달했거나 근처에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모건스탠리는 현재 인플레이션 상황이 (시스템의) 구조적 붕괴를 의미하거나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적 위험, 중국이 1990년대 일본식 구조적 성장 둔화를 겪고 있을 경우 아시아 신흥국 시장에 대한 전망은 틀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대만에 대해 지정학적 리스크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글로벌IB의 아시아에 대한 주목이 최근 베어마켓랠리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편득현 NH투자증권 WM마스터즈 전문위원은 “외국인의 국내 주식 사자 행진은 모건스탠리와 같은 글로벌IB들이 한국을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은 데 있다”며 “낙폭 과대주나 반도체 및 기술주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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