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중견기업으로 알려진 현대자동차의 협력업체 A사가 직원들의 근무 형태와 시간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 기존 업무와 상관없는 곳에 파견을 보내고 주52시간을 초과하는 고강도 근무를 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내부 직원들로부터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A사 직원들에 따르면 경기도에 근무하는 사무직 직원들은 경북 등의 생산 현장으로 파견돼 밤늦은 시간까지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에 전장부품을 납품하는 이 회사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중국 공장의 가동이 중단되자 납품 물량을 국내에서 채우기 위해 지난달부터 무리하게 직원들을 작업에 동원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 B씨는 “책임급(차장·과장·팀장급) 위주로 사람을 뽑아 갑자기 공장으로 파견을 보내 사무일을 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생산직으로 투입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오전 8시에 출근해서 다음날 오전 8시에 퇴근해 24시간 일을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B씨는 “이 같은 작업에 투입된 직원들은 거의 잠을 자지 못해 점심·저녁식사 시간을 이용해 잠시 쪽잠으로 눈을 붙인다”고 전했다.
직원 C씨는 “며칠 전까지 같이 일했던 한 책임은 갑자기 공장으로 가라는 지시가 떨어졌는데 그 곳에서 주90시간 이상을 초과해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C씨는 “생산 현장으로 이동한 직원들이 거의 잠도 못자고 작업을 하고 있어 피로감을 호소하는데 이러다 과로로 인한 사고가 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사 측은 “중국 공장 가동이 중단돼 어쩔 수 없이 국내 공장 가동 시간을 더 늘리고 있는데 각 사업장에서는 관할 노동청의 특별 연장근로 승인을 얻어 추가 근무가 가능해 불법적인 사안은 없다”며 “그러나 이번에 직원들을 생산 현장에 보내고 초과 근무를 하다 보니 불만이 나오고 있어 이에 귀를 기울이고, 초과근무 등에 대한 보상은 대체휴가나 수당 등으로 보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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