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를 뚫은 기업어음(CP) 금리가 재차 치솟았다. 정부와 은행권이 각각 50조 원, 95조 원 유동성 공급대책을 내놨지만 단기 자금시장 경색은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당국은 추가 안정 대책을 고심 중이다.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 확대 카드가 고려되고 있다.
10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A1급 CP 91일물 금리가 전 거래일보다 7bp(1bp=0.01%포인트) 오른 연 5.09%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09년 1월14일(5.17%) 이후 최고치로 전날 5.0%를 돌파한 뒤 또 올랐다.
CP 금리는 연일 치솟지만 CD 금리는 8거래일 연속 3.97%를 유지 중이다. 두 금리 격차는 1.10%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지난 1월3일만 해도 CP·CD 금리 스프레드는 0.25%포인트였다.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 이후 85bp나 벌어졌다.
CP와 CD는 신용만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각 기업, 은행의 신용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CP와 CD 간 스프레드 확대는 기업 신용 위험이 은행보다 크다는 의미다. 기업은 더 비싼 이자를 주고 돈을 빌려야해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최근 기업은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상대적으로 발행이 수월한 CP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연일 CP 금리가 치솟자 금융 당국에서는 추가 대책을 고심 중이다.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1일 자금시장 점검회의를 연다. 이 자리에서 대형 증권사들이 조성한 4500억 원과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을 통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 확대 추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산은은 10조 원 규모의 회사채 및 CP 매입 프로그램 가운데 2조 원을 지난달 27일부터 증권사 CP 매입에 투입했는데 ABCP 매입까지 대상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ABCP 매수 주체가 없는 상황이니 추가로 확보하자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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