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기업집단 계열회사 간 내부거래 금액이 19% 증가해 200조원을 돌파했다. 물류나 정보기술(IT)서비스 업종의 경우 매출 대부분을 내부거래에 의존한 것으로 조사됐다.
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에 따르면 올해 5월 지정된 76개 대기업집단 계열회사의 지난해 내부거래 금액은 218조 원으로 전년(183조 5000억 원) 대비 34조 5000억 원(18.8%) 늘었다. 매출액 대비 내부거래 비중도 11.6%로 전년(11.4%) 대비 0.2%포인트 올랐다.
삼성·SK 등 상위 10개 기업집단의 내부거래 금액은 155조 9000억 원, 내부 거래 비중은 12.9%로 2년 연속 감소세다. 총수 일가나 총수 2세의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도 올라가는 경향은 지속했다. 지난해 총수 2세 지분율이 20% 이상인 계열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19.3%였고 2세 지분율이 50% 이상인 경우 21.2%까지 올라갔다. 다만 총수 2세 지분이 높은 회사에서도 내부거래 비중은 전년 대비 줄었다.
공정위는 이번에 처음으로 물류·IT 서비스 분야 내부거래 현황을 발표했다. 물류 분야 매출 현황을 공시한 31개 기업집단의 내부 매출액은 12조 3000억 원, 내부 매출 비중은 49.6%로 집계됐다. 쿠팡의 경우 내부 매출 비중이 100%였다. IT 서비스 분야 내부매출(13조 1000억 원) 비중은 68.3%였다. 쿠팡과 현대백화점, 농심, 동원, 오케이금융그룹 등이 매출 전액을 내부거래에 의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 관계자는 “물류·IT 서비스 분야는 다른 산업보다 내부거래 비중이 높고 대부분 수의계약으로 거래 물량을 확보해 다소 폐쇄적인 거래 구조를 형성했다”며 “내부거래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부분은 정보공개를 통해 비중을 낮추는 방향으로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