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그룹의 하반기 임원 인사가 임박하면서 부사장 승진을 포함한 인사의 폭과 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정의선 회장이 취임 이후 네 번째 실시하는 이번 인사는 변화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면서 기존 사장단과 함께 실무형 중심의 젊은 부사장들을 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다음 주 중 2022년 하반기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매년 말 사장단을 포함한 임원 인사를 해왔지만 올해는 지난달에 사장단 인사를 쪼개 먼저 실시했다. 이번 인사 대상은 신규 부사장을 포함한 전무·상무 승진자다.
그룹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의 키워드로 ‘안정’과 ‘실무형 부사장 중용’을 꼽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하반기 부사장 승진 7명을 포함한 203명의 신규 임원을 선임하는 매머드급 인사를 단행했다. 차세대 리더 후보군을 육성하고 변화와 혁신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인사였다는 평가다. 실제 신규 임원 3명 중 1명이 40대였고 연구개발(R&D) 부문 신규 임원 비율이 37%에 이르는 등 실적 위주의 인사가 이뤄졌다.
올해도 성과 중심의 인적 쇄신 기조는 이어지겠지만 전체적인 인사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사장단 인사에서도 일부 확인된다. 현대차그룹은 3명의 사장이 퇴진했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루크 동커볼케 최고창조책임자(COO) 부사장만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인사는 메시지다. 사장 승진자가 적었다는 것은 자신을 보좌할 리더 그룹의 방향성에 대한 정 회장의 의중이 일정 부분 담겼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재개 안팎에서는 성과와 실용주의를 중시하는 정 회장의 경영 스타일상 기존 사장단과 더불어 실무형 위주의 부사장들이 중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해 40~50대의 젊은 차세대 리더군을 대거 임명한 만큼 일 잘하는 부사장들이 향후 수시 인사를 통해 사장이나 대표이사로 승진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사장단 인사에서 이규복 현대차 프로세스혁신사업부 전무가 부사장 승진과 동시에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로 내정된 것이 대표적이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홍보·대관·법무를 총괄했던 공영운 사장과 지영조 이노베이션 사장의 퇴임 이후 후임자를 따로 지명하지 않았다. 각 부서의 부사장들이 대행하는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윤여철 부회장 퇴임 이후 따로 부회장직을 두지 않는 점만 봐도 인사에서도 정 회장의 실용주의를 알 수 있다”며 “관례에 얽매여 후임 사장을 지명하기보다는 젊은 실무형 중심의 일 잘하는 부사장을 중용하고 성과가 나면 승진시키거나 외부 영입 카드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