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가계와 기업 모두 은행에서 대출받기가 한결 수월해질 전망이다. 다만 가계는 고금리에 부동산 경기마저 위축되자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크게 줄어든 상태다. 고금리로 이자 부담이 늘어나면서 가계와 기업 모두 신용위험은 크게 높아졌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 행태 서베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 국내 은행의 대출 태도는 은행 간 경쟁 심화로 기업과 가계에 대해 모두 완화될 전망이다. 가계 주택 관련 대출에 대한 태도는 지난해 4분기 19에서 올해 1분기 28로 대폭 상승했다. 대출행태지수가 플러스(+)면 은행 등의 대출 태도가 완화하는 것을, 반대로 마이너스(-)면 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 15일부터 12월 9일까지 국내 204개 금융기관의 여신 업무 총괄 담당 책임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한은은 가계에 대해서는 가계대출 규제 완화, 대출 증가율 둔화 등으로 금융기관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주택자금 대출을 중심으로 완화적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다만 일반신용 대출에 대한 대출 태도는 6에서 3으로 하락해 완화 정도가 축소됐다.
기업에 대한 대출 태도도 완화됐다. 대기업은 -6에서 6으로, 중소기업은 6에서 11로 각각 상승했다. 예대율 규제 등 완화로 대출 여력이 늘어난 가운데 금융기관 간 경쟁 심화 등으로 대출이 수월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비은행 금융기관에선 여전히 대출이 쉽지 않다. 대내외 경제여건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금리 상승, 성장세 둔화 등에 따른 차주의 상환 부담 증대, 대출건전성 관리 등을 위해 대출 태도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대출태도지수는 상호저축은행 -45, 신용카드회사 -31, 상호금융조합 -52, 생명보험회사 -19 등으로 나타났다.
가계 신용위험은 39에서 44로 높아졌다. 일부 취약차주의 재무건전성 저하와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 증대 등으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대기업은 22에서 25, 중소기업은 39에서 42로 신용위험이 높아졌다. 대내외 경제여건이 불확실한 가운데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자부담이 가중된 영향이다.
가계 대출 수요는 주택 관련 대출과 신용 대출 모두 -19에서 -22로 하락했다. 주택시장 부진과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대출 수요가 지속적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기업 대출 수요는 대기업(19)과 중소기업(14) 모두 증가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한은 관계자는 “대내외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유동성 확보 증대, 회사채 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여건 악화 등으로 기업 대출 수요는 증가세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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