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상환자금 조달에 나선 JTBC가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대규모 미매각을 냈다. 연 8.5%에 달하는 고금리를 제시했지만 회사의 신용 위험이 높다고 평가한 투자자들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는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가 자산보다 많은 자본잠식 상태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JTBC는 35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이날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40억 원 규모 주문만 받아 210억원어치 미매각을 냈다. 신한투자증권이 주관 업무를 맡아 미매각 물량은 모두 떠안게 된다.
JTBC의 신용도는 'BBB'로 투자적격등급 하단인데다 '부정적' 전망까지 달려있어 회사채 시장의 주된 투자자인 자산운용사나 보험사들이 꺼린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을 노린 하이일드 펀드나 비교적 높은 금리를 기대하는 개인 투자자들(리테일) 수요가 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증시 부진으로 공모주에 투자하는 하이일드펀드의 성적이 좋지 않아 매수세가 적다"며 "개인 투자자의 경우에도 최근 예금 금리가 오르고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선별적으로 투자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JTBC는 지난해 3분기 기준 348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해 자본잠식에 빠졌다. 같은 기간 차입금 의존도도 87.5%에 육박하고 있다. 넷플릭스와 디즈니 등 OTT가 등장하면서 콘텐츠 확보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제작비 부담이 커져 수익성이 부진해진 영향이 컸다.
회사는 지난해 말 보유한 예능과 드라마 지적재산권(IP)을 계열사에 매각해 약 433억 원의 현금을 확보하는 등 다방면으로 유동성 확보에 힘쓰고 있다. 같은 기간 보유한 SLL중앙 지분 5.5% 중 2.6%도 총 466억 원에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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