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버려지는 일회용 마스크의 주원료가 인체의 폐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체 건강과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일회용 마스크의 폐기 및 관리에 대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25일 안전성평가연구소(KIT)에 따르면 인체유해인자 흡입독성연구단과 전북대 연구팀은 일회용 마스크의 주원료인 폴리프로필렌(PP) 나노플라스틱을 실험동물의 기도에 서서히 떨어뜨린 후 호흡 과정을 통해 폐로 투여한 결과 폐 손상 가능성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
마스크 폐기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화된 PP 나노플라스틱이 대기 중 떠다니다가 흡입을 통해 사람의 폐에 축적될 수 있다는 것이다. 1㎚(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의 입자로 관찰·검출이 어려운 나노플라스틱은 폐기된 플라스틱이 광산화·풍화·자외선 등과 같은 물리적인 힘에 따라 미세한 입자로 변화한 것이다.
PP는 내화학성, 고순도, 낮은 수분 흡수율을 가지며 전기절연 특성이 뛰어나고 가벼워 일상생활에서 일회용품으로 흔히 접할 수 있는 플라스틱이다. 특히 PP는 일회용 마스크의 주원료로 사용된다.
이번 연구 결과 PP 나노플라스틱에 노출된 실험동물의 폐에서 염증성 손상이 유발되는 것을 확인했으며 호중구성 염증 반응도 관찰됐다. 호중구는 선천면역의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세포로 혈액에 바이러스·세균·박테리아와 같은 외부 인자들이 침입했을 때 이를 막아내는 첫 번째 방어선이다. 하지만 해당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고 활성화되면 폐 내 호중구가 염증 반응을 초래한다.
독성기전 연구 결과에서도 PP 나노플라스틱에 노출된 A549 세포에서 미토콘드리아의 손상이 확인됐다. 여기에 염증 반응을 유도하는 신호전달경로(MAPK, NF-kappa B)를 통한 세포 손상 및 염증 유발도 확인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PP 나노플라스틱을 호흡기에 노출했을 때 폐 손상이 유발되는 구조를 실험동물과 세포주를 통해 입증했다”며 “PP가 주원료인 일회용 마스크가 나노플라스틱이 됐을 때 인체 건강과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사용 후 폐기·관리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호흡기 노출 경로에 따른 미세플라스틱 흡입독성평가 및 체내거동평가 기반 기술 구축’ 연구개발 사업의 결과로 국제 학술지 독성학 부분 상위 5% 이내 저널(파티클앤드파이버톡시콜로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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