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젬이 첫 기업어음(CP)을 발행해 시장 자금 조달 물꼬를 텄다. 렌탈 사업을 확대하며 운전자금 부담이 커진 가운데, 최근 단기자금시장이 안정세로 돌아서자 자금 조달 루트를 다각화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세라젬은 지난 27일 150억 원 규모 CP를 발행했다. 만기는 6개월이다.
세라젬은 온열치료기(의료기기)와 안마의자(휴식가전) 등 사업을 하고 있다. 2019년 렌탈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2022년 3분기 기준 온열치료기 17만3000건, 안마의자 3만1000건의 누적 계정을 기록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에는 매출 6670억 원, 영업이익 925억 원을 달성하며 바디프랜드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렌탈 사업을 확대하면서 회사의 운전자금 부담은 커졌다. 렌탈사업은 기기를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시점에 금융리스로 회계처리를 하면서 실제 대금은 계약 기간에 따라 수 년에 걸쳐 유입되는 구조 탓이다. 매출 인식 시점과 대금 회수 시점에 차이가 발생하면서 매출은 성장했으나 현금 대신 매출채권이 크게 늘었다.
2018년까지 무차입 경영을 이어오던 회사는 렌탈 사업을 시작한 2019년 이후 차입 규모를 늘려왔다. 회사의 총차입금과 부채비율은 2019년 말 46억 원, 32.3%에서 2022년 3분기 3607억 원, 129.7%로 확대됐다.
이제까지 주로 금융기관의 기업대출을 이용해 자금을 조달했지만 최근 단기자금시장이 다소 안정세를 찾으면서 현금 확보 통로를 다양화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증권사가 보증한 A2+등급 CP가 5~6%에 소화되는 등 시장이 많이 풀린 분위기"라며 "정부 지원 등 유동성이 계속 유입되고 있어 안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다만 지난해 3분기 이후 영업이익률이 저하되는 등 경기 침체로 회사의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는 점은 부담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세라젬의 신용등급을 단기신용등급 최하단인 'A3'로 평가하며 "수요 둔화에 대한 대응 능력과 향후 경기 변동 상황 등이 영업상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렌탈 제품의 중도해지율 및 연체율의 변화가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경 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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