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세 수입이 1년 전보다 52조 원 증가한 396조 원에 육박했다.
30일 기획재정부의 ‘2022년 국세수입 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국세 수입은 395조 9000억 원이었다. 1년 전보다 51조 9000억 원 늘었다. 2차 추가경정예산에 잡힌 396조 6000억 원과 비교하면 조금 못 미친다. 추경 기준 세수 추계 오차율은 21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재부는 국세 수입이 늘어난 것은 기업 실적 개선과 거리 두기 해제에 따른 소비 증가에 따라 법인세·소득세·부가가치세 등 기간세목 위주로 세입 여건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소득세는 양도소득세가 줄었지만 종합소득세와 근로소득세가 늘어나며 1년 전보다 14조 6000억 원 증가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4조 5000억 원 줄어든 양도소득세를 7조 9000억 원 늘어난 종합소득세와 10조 2000억 원 늘어난 근로소득세가 벌충한 모양새다. 법인세 역시 2021년 기업실적 개선에 따라 33조 2000억 원 늘어났고 부가가치세는 물가 상승과 소비 증가로 10조 4000억 원 증가했다.
다만 자산시장 위축에 따라 증권거래세·양도소득세 등 자산세수가 감소하고 고유가에 따른 유류세 탄력세율 인하로 교통·에너지·환경세가 줄었다. 특히 교통세는 최대 37%까지 인하한 유류세 영향으로 1년 전보다 5조 5000억 원 덜 걷혔다.
문제는 올해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예산을 편성하며 올해 국세 수입을 400조 5000억 원으로 잡았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가 하강하고 기업 실적이 나빠지며 법인세 등이 덜 걷힐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재부는 2차 추경과 비교해 세수가 7000억 원 덜 걷힌 이유로도 예상보다 빠른 자산시장 둔화 등을 제시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 10곳 중 7곳이 어닝쇼크에 빠진 것으로 나타난 만큼 올해 세수가 ‘조’ 단위로 펑크 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전자가 6일 공시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보다 36.1%, 2021년 4분기보다 69.0% 하락한 4조 3000억 원이었고 LG이노텍과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도 전망치보다 각각 59.0%, 47.4% 낮게 나오는 등 주요 기업들이 줄줄이 어닝쇼크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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