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등 조건이 같더라도 어떤 산업에 종사하느냐에 따라 임금 수준이 달라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첨단 기술이나 금융 산업은 갈수록 임금이 많아지는 반면 사회복지 등 대면 서비스업은 임금이 하락하면서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3일 한국은행의 ‘산업 간 임금격차 확대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성별·학력·나이·경력·직업 등 같은 조건의 근로자가 전자 부품 관련 제조업에서 일하면 사회복지 서비스업에서 일하는 경우보다 임금이 2009~2012년에는 40% 많았으나 2018~2021년에는 54%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 동안 고임금 산업은 임금 프리미엄이 늘어나고 반대로 저임금 산업은 감소하면서 격차가 벌어졌다.
산업 간 임금 분산은 임금 분포의 양 끝에 있는 일부 산업이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임금 5개 산업은 전자 부품 제조업, 연구개발업, 금융 및 보험 서비스업, 금융업, 전문 서비스업이다. 반면 저임금 5개 산업은 사회복지 서비스업, 기타 개인 서비스업, 교육 서비스업, 음식점 및 주점업, 사업 지원 서비스업 등이다.
산업 간 임금 프리미엄 격차, 근로자 구성 변화 등이 임금격차 요인으로 작용했다. 기업이 핵심 업무 위주로 동질적인 근로자들을 채용하고 정보통신기술(IT)이나 회계·인사 등 여타 업무에 대한 아웃소싱을 확대하면서 산업 간 근로자들의 선별과 단절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500인 이상 대형 기업의 고용 비중이 증가한 것도 일부 영향을 끼쳤다. 고임금 산업과 저임금 산업 모두 대형 기업의 고용 비중이 확대됐는데 대형 기업은 규모의 프리미엄에 큰 변화가 없었다. 반면 저임금 산업 내 대형 기업에서 일하는 경우 같은 산업의 소규모(30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경우보다 임금이 낮은 현상이 관찰됐다. 저임금 서비스 산업의 프랜차이즈화가 일어나면서 저임금 산업 근로자의 임금 협상력이 약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