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을 비롯해 각종 농수산물과 외식비와 택시요금 등이 일제히 상승하면서 1월 생산자물가가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이 3개월 만에 4%대로 올라서는 등 잡히는 줄 알았던 물가가 다시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23일 한국은행의 ‘2023년 1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올해 1월 생산자물가는 120.29(2015년=100)로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11월(-0.3%)과 12월(-0.4%) 연속 하락했으나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5.1%로 지난해 12월(5.8%)보단 축소됐다.
생산자물가가 오름세로 전환한 것은 전기요금과 음식·숙박 등 서비스 가격이 일제히 올랐기 때문이다. 먼저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 물가가 전월 대비 4.0%나 상승했다. 산업용 전력이 한 달 만에 10.8%나 급등했다. 서비스 물가도 전월 대비 0.5%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택시(0.9%), 한식(0.4%), 기관구내식(1.1%), 주거용부동산관리(0.2%) 등이 서비스 가격을 끌어 올렸다.
농림수산품 중에선 축산물(-5.8%) 가격 하락에도 농산물(4.9%)과 수산물(0.4%) 가격이 올랐다. 특히 풋고추(85.8%), 오이(32.9%), 갈치(22.1%), 냉동오징어(2.4%)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겨울 한파로 수확량이 크게 줄었는데 난방비마저 급등하면서 채소 가격이 크게 오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산품 물가는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 음식료품(0.7%)과 화학제품(0.1%) 등이 올랐으나 석탄 및 석유제품(-3.1%)이 내린 영향이다. 경유(-3.0%)와 벙커C유(-11.8%) 가격이 떨어진 가운데 D램(-17.1)과 노트북용LCD(-3.8%)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생산자물가가 상승세로 돌아선 만큼 소비자물가에 시차를 영향을 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달 일반인의 물가 전망을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도 4.0%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오르면서 3개월 만에 4%대로 올라선 상태다. 전기 등 공공요금 인상이 상품이나 서비스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2차 파급 효과도 우려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