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소비 등을 좌우할 대내외 여건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우리 경제가 내년 상반기까지 침체가 이어지는 경착륙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5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경제 동향과 경기 판단’ 자료를 통해 “1분기 한국 경제는 수출 경기가 침체되는 가운데 내수 활력이 약화되면서 경제성장 속도가 급감하는 국면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연구원은 우리 경제가 연착륙과 경착륙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평가했다. 먼저 연착륙은 상반기까지 부정적인 경제 여건 충격이 이어지면서 경기가 하강하지만 적절한 정책 대응으로 하반기 반등 전환점이 마련돼 회복하는 경로다. 반대로 경착륙은 정책 대응 실기로 연중 경기가 하강해 내년 상반기까지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경기 방향성을 결정하는 첫 번째 요인으로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 상황이다. 주력 시장인 미국과 중국의 경제 상황이 개선될 경우 수출 경기 회복 시기가 앞당겨지면서 성장 동력을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두 번째는 시장금리 변화다. 고금리로 인한 자금 경색이 실물 경기를 크게 위축시키는 만큼 시장금리가 소폭 하향 안정돼야 가계와 기업의 부담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과거 사례를 볼 때 최종금리 수준이 결정되면 시장금리가 선제적으로 하락했던 만큼 이후 유동성 경색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마지막으로는 핵심 구매력의 원천인 고용시장 냉각 가능성이다. 이미 실질 구매력이 크게 위축된 상태에서 소득마저 줄어들면 소비 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경상소득이 줄어드는 가운데 실업자도 늘어나는 만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정책 중심을 ‘물가 안정’보다 ‘성장 강화’에 두고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경기진작’ 기조로 선회해야 한다”며 “특히 통화정책은 실물경제 회복 속도가 급격히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출 수 있는 중립적 경로를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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