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생명과학 연구소인 바브라함 연구소는 지난해 53세 여성의 피부 세포를 23세 여성 피부 세포 수준으로 되돌리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고가의 화장품이나 피부과 시술을 이용한 것은 물론 아니다. 생체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역분화 기술로 피부 세포를 회춘시킨 것이다.
세포 역노화, 유전자 편집, 배양육 기술 등이 바이오 미래 유망 기술로 선정됐다.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 기술을 놓고 기싸움을 펼치는 등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이제 바이오 미래 유망 기술의 확보는 국가 생존 차원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데이터분석본부와 함께 선정한 '10대 바이오 미래 유망 기술'을 바이오 정보 포털사이트 바이오인을 통해 6일 공개했다.
10대 바이오 미래 유망 기술은 플랫폼·레드·그린·화이트 등 총 4개 분야로 분류됐다. 우선 플랫폼 바이오 분야에는 세포 역노화 기술이 이름을 올렸다. 역노화 기술은 리프로그래밍 등을 통해 세포의 건강을 유지하고, 세포의 재생 능력을 복원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세포 노화에 의해 발생하는 각종 퇴행성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또한 건강수명 연장 및 노년 삶의 질을 향상시켜 초고령화 시대에 대응할 핵심적 기술이다.
레드 바이오 부문에서는 임상 적용 가능 유전자 편집 기술이 눈길을 끈다. 유전자 편집 기술이 고도화하면 유전성 질환은 물론 심혈 관계 질환, 감염성 질환까지도 발병을 막거나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외에 그린 바이오 분야에서는 배양육·대체육 고도화, 화이트 바이오 부문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의 건강 및 생체영향 평가 등이 선정됐다.
김흥열 생명공학연구원 센터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바이오 기술은 인류 보편의 건강과 복지 증진 차원을 넘어 안보·통상 및 공급망 관점에서 국가 생존 차원의 전략성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정부는 바이오헬스 글로벌 중심국가로의 도약을 국정과제로 삼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9월 '생명공학 및 바이오제조 이니셔티브' 행정명령을 통해 바이오 기술로 기존 제조산업을 혁신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유럽과 일본, 중국 등도 바이오 경제를 주도하기 위해 육성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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