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대표 명품 브랜드 루이 비통이 ‘2023 프리 폴(pre-fall) 패션쇼’를 다음 달 29일 서울에서 개최한다는 해외 보도가 나왔다. 3월 서울패션위크가 진행되고, 5월에는 이탈리아의 ‘구찌(Gucci)’가 경복궁에서 패션쇼를 열 예정이라 루이 비통의 일정이 확정되면 3~5월 서울의 봄이 굵직한 패션 행사로 물들 전망이다.
10일 미국의 유명 패션 매거진 ‘WWD’에 따르면 루이 비통의 프리 폴 패션쇼가 4월 29일 서울에서 개최된다. 장소는 미정이다. WWD는 매년 이색적인 건축물을 배경으로 크루즈 컬렉션을 소개해 온 루이 비통의 ‘2024 크루즈 패션쇼’가 올해는 5월 24일 이탈리아 지중해의 섬 이졸라벨라(Isola Bella)에서 열린다고 전하면서 ‘이에 앞서 프리 폴 패션쇼를 위해 서울에서 4월 말 잠시 중요한 정차(pit stop)를 할 것’이라고 했다. 루이 비통은 그동안 프리 폴 디자인을 룩북으로만 소개해 왔을 뿐 이를 패션쇼 형태로 공개한 적은 없다.
행사가 성사된다면 브랜드 최초의 프리 폴 패션쇼가 되고, 2013년부터 루이 비통의 여성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아 온 니콜라 제스키에르(Nicolas Ghesquiere)도 내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제스키에르가 한국에서 열리는 비통의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프랑스의 한 패션 전문 매체도 ‘하우스(루이 비통)로부터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며 같은 소식을 전했다. 프리 폴 컬렉션은 5월 19일부터 전 세계 루이 비통 매장에서 판매된다.
5월 크루즈 패션쇼 개최지로 언급된 이졸라벨라는 밀라노의 귀족인 보로메오 가문이 15세기 사들여 오랜 시간 꾸며 온 섬으로 가문 소유의 궁전과 그 앞에 펼쳐진 바로코 양식의 정통 정원이 마조레 호수와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한편, 유럽의 주요 명품 브랜드들이 최신 컬렉션을 선보이는 ‘2024 크루즈 패션쇼’ 일정 및 장소가 하나둘 공개되고 있는 가운데 구찌(Gucci)의 무대도 5월 16일 대한민국 서울 경복궁에서 펼쳐진다. 지난해 개최 직전 이태원 참사로 취소됐던 행사를 올해 서울 첫 플래그십 매장 오픈 25주년을 맞아 크루즈 패션쇼로 진행한다. 문화재청 궁능문화재분과위원회가 최근 경복궁 내 ‘구찌 패션쇼’의 장소 사용을 ‘조건부 가결’했으며 소위를 구성해 경복궁의 역사적 고증, 문화유산 훼손 방지, 유적지 관리 등을 포함한 행사 추진 계획을 논의할 계획이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잇따라 한국에서 상징적인 런웨이를 펼치는 것은 급속도로 성장한 국내 명품 소비 시장과 맞물려 있다. 글로벌 리서치 업체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 전체 명품 시장 규모는 2018년 대비 30% 성장했다. 세계적인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도 한국인의 1인당 명품 소비 지출이 325달러(약 40만 원)로 세계 1위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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