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이 14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의 국내외 금융시장 파급효과를 점검한다.
기재부는 13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가 서울 은행회관에서 14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최근 금융시장 동향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날 거시경제·금융현안 관련 정례 간담회를 가진 뒤 다시 시장 영향을 살피겠다는 목표다. 이날도 윤석열 대통령은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SVB 파산 요인, 사태 진행 추이, 미 당국의 대처, 국내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에 대한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주식시장이 열린 이날 국내 금융시장은 우려했던 ‘검은 월요일’을 피했다.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0.67%, 0.04% 올랐고 원·달러 환율도 22.4원 내린 1301.8원에 마감했다. 자산 규모 2090억 달러인 SVB의 갑작스러운 붕괴가 오히려 미 통화 당국이 베이비스텝(0.25%포인트 금리 인상)으로 긴축 스탠스를 누그러뜨릴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덕분으로 해석된다. 추 부총리도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수출투자책임관 회의를 열고 "아직은 이번 사태가 글로벌 금융·경제 전반의 리스크로 확산되지 않고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이날 미국 재무부 등 관련 당국이 SVB 예금 전액 보호조치를 발표하는 등 신속히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향후 여파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우리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 합동으로 실시간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시장 상황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필요할 경우 신속히 대응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14일에도 추 부총리 등은 SVB 파산에 국내외 금융시장이 어떻게 반응했는지에 대한 분석을 공유하고 대응 필요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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