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전시장이 지난해 10%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자 수요 감소에 더해 코로나 시기 보복 소비로 교체 수요가 미리 앞당겨 일어난 영향이다.
14일 시장조사 업체 GfK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한동안 큰 성장세를 유지했던 국내 가전시장은 2021년 정점을 찍고 2022년 10% 하락했다. TV, 냉장고 등 주요 가전제품 27개의 온·오프라인 매출 금액이 분석 대상이다.
시기별로 보면 2022년 상반기에는 전년 대비 하락 폭이 5%로 다소 완만했지만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고금리로 인한 소비 침체가 본격화한 하반기 하락 폭은 16%까지 상승했다. 제품별로는 카메라를 제외한 모든 가전 제품군이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대형 가전이 2021년 대비 매출이 15% 하락하며 소비 둔화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GfK는 “가전제품 가운데서도 판매 단가가 높고, 교체 주기가 긴 대형가전 교체수요가 코로나 시기 보복소비로 미리 앞당겨 일어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전반적인 가전 시장 침체로 인해 꾸준히 성장해 오던 온라인 채널도 부진을 피할 수 없었다. 지난해 가전을 판매하는 오픈 마켓, 소셜 커머스 등의 온라인 채널은 전년 대비 3% 역성장했다. 가전 양판점과 백화점 등을 포함한 오프라인 가전 판매 하락 폭은 16%에 달했다. 다만 이 시기에도 가전 판매의 온라인 채널 비중 확대는 꾸준히 진행됐다. 2022년 국내 가전시장에서 온라인 채널 비중은 45.9%로 전년 대비 3.4%p 증가했다.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를 비롯한 주요 가전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가전사업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제품별 해결책 마련에 나섰다.
대형가전의 경우 프리미엄 제품군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소비 침체와 상관없이 일정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지위를 강화해 평균 판매가를 높이기 위해서다. TV 사업에선 플랫폼과 콘텐츠 같은 소프트웨어 분야 경쟁력 기르기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TV 신제품에서 사물인터넷(IoT) 표준 매터(Matter) 기기까지 지원하는 원칩 모듈을 적용했다. LG전자도 스마트TV 플랫폼 웹OS(webOS)의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대폭 강화했다.
신혜미 GfK 유통서비스팀 연구원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불안에 따른 소비 감소로 가전 시장은 2022년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며 "올해도 고물가가 현재 수준으로 이어진다면 시장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겠지만 고물가에 영향을 덜 받는 고소득 소비자층을 공략하는 방법 등으로 성과를 낼 기회는 여전히 존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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