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이온 배터리보다 화재와 폭발 위험이 현저히 낮은 전고체 배터리의 제조비용을 낮추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섭씨 500도의 고온 환경이 필요한 공정을 상온에서 가능케 하는 기술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김형철 에너지소재연구센터 박사 연구팀이 고체 전해질을 상온·상압 조건에서 합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전고체 배터리는 현재 널리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화재와 폭발 위험이 현저히 낮아 전기차 배터리 등으로 활용하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다만 상용화를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기술적 난제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결정화 공정의 비용 문제다. 리튬이온 배터리 수준의 이온 전도성(전기가 통하는 정도)을 갖춘 전해질을 만드는 공정인데, 섭씨 500도의 고온에서 수일에 걸쳐서 이뤄지기 때문에 제조비용을 키우는 요인이 된다.
연구팀은 결정화 공정의 온도를 낮추는 ‘2단 기계화학적 밀링’이라는 신공정을 개발해 고온 열처리 없이도 높은 이온 전도도를 가지는 전해질 합성에 성공했다. 공정에 걸리는 시간도 15시간 이내로 줄여 기존보다 생산성을 높였다.
김 박사는 “개발된 신소재는 고온 열처리 공정을 없애 소재 생산성이 극대화됐다”며 “전기자동차와 에너지 저장시스템(ESS)에 적합한 전고체 전지 상업화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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