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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 주춤하니 기대인플레이션도 3개월 만에 하락 전환

기대인플레 3.9%로 전월보다 0.1%P 내려

서울 한 대형마트의 과자 매대. 연합뉴스




소비자들의 향후 1년 물가 전망을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이 석 달 만에 하락 전환했다. 가공식품이나 외식비 등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되는 흐름을 보이자 기대인플레이션도 떨어진 것이다. 집값 하락 폭이 축소되면서 주택 가격 전망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3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3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9%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이 내린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 만이다. 과거 1년에 대한 물가 수준을 묻는 ‘물가 인식’도 5.1%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내렸다.

기대인플레이션이 하락 전환한 것은 최근 국제유가가 내림세를 보이는 가운데 기저효과 등으로 소비자물가 상승 폭이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한은은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5%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소비자물가가 기저효과로 더 내려갈 것이란 뉴스 등으로 소폭이지만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2.0으로 전월 대비 1.8포인트 올랐다. 물가 상승 폭이 둔화되는 동시에 마스크 전면 해제 등으로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지수가 100을 밑돌고 있는 만큼 부정적 시각이 여전히 우세하다.

물가 수준 전망은 151로 전월 대비 2포인트 하락했다. 가공식품과 전기·가스·대중교통 요금 등 공공요금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석유류·축산물 가격 하락으로 전반적인 물가 상승 폭이 둔화됐기 때문이다. 주택 가격 전망도 80으로 9포인트나 급등했다. 주택시장이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나 주택가격 하락 폭 축소, 주택담보대출 규제 완화 등으로 1년 뒤 집값이 오를 것으로 보는 심리가 확산하고 있다.

글로벌 통화정책 긴축 기조가 지속되면서 금리 수준 전망도 120으로 7포인트 올랐다. 황 팀장은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금융 불안으로 변동 폭이 커지긴 했으나 고물가가 지속되는 만큼 금리가 오를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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