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일렉트릭(267260)이 올해 수주 목표를 올 초 계획 대비 30% 올려 잡았다. 북미 지역에서 신재생에너지 투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전력망 공급이 이 속도를 맞추지 못해 현지 업체들의 변압기 주문이 밀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수주 전망치를 기존 19억 4800만 달러(2조 5500억 원)에서 26억 3400만 달러(3조 4500억 원)로 35% 높인다고 공시했다.
3개월 만에 이례적으로 수주 전망을 상향한 것은 북미 변압기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기존 전력 변압기뿐 아니라 배전 변압기의 수요가 커지면서 수주 목표치를 더 높였다”고 설명했다.
각종 친환경 규제와 정책으로 태양광·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 투자가 급증하고 있어 전선이나 변압기와 같은 전력기기 수요도 동시에 커지는 것이다. 전선이나 변압기 없는 친환경 발전 에너지 판매는 아예 불가능한데 최근 글로벌 재생에너지 발전량보다 송배전망 용량이 부족한 문제가 생기면서 변압기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미국 시장의 경우 높은 임금, 환경 규제의 영향으로 지난 10년 동안 자국 내 변압기 생산 기지가 해외로 나가면서 한국 등에 대한 수입 의존도도 커지고 있다.
올해 1월 HD현대일렉트릭은 미국 최대 전력회사인 아메리칸일렉트릭파워로부터 1062억 원 규모 배전용 패드변압기 공급계약도 체결했다. 이 계약은 회사 창사 이래 수주한 배전 변압기 단일 건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지난해 4월에는 미국·중동 신재생에너지 기업으로부터 5000억 원 규모의 변압기를 수주하며 월 기준 사상 최대 수주액 기록을 쓰기도 했다.
HD현대일렉트릭의 수주 잔액 역시 2020년 1조 2000억 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3조 5269억 원으로 뛰었다. 국내 생산 실적도 같은 기간 1조 8100억 원에서 2조 1000억 원으로 올랐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투자가 활성화되면서 배전 변압기 시장이 더 확대될 것”이라며 “2021년 미국 인프라법안 통과 이후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도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