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만 보고 달려 온 인생사 산전수전 겪으며 여기 왔네. 잘했다 정말 수고 많았다. 두 번째 인생 드라마 속 내 인생 바로 내가 주인공인 거야.”
김명환(사진) 덕신하우징 회장은 신인 트로트 가수다. 자신의 노래 ‘두 번째 인생’의 가사다. 김 회장은 2020년 칠십의 나이로 늦깎이 정식 가수로 데뷔해 이제 음악과 함께 두 번째 인생을 살고 있다.
“음악은 나의 행복입니다.” 음악 이야기가 나오자 그의 목소리 톤이 달라졌다. 중견기업 회장이 무대 위에 올라 트로트 곡조를 선보이는 장면은 다소 어색해 보일 수 있지만 그에게 노래는 진심이다. 김 회장은 “어릴 때부터 노래 부르는 걸 좋아했다”며 “학교·군대·잔치 등 기회만 있으면 마이크를 잡으려고 했다”고 전했다.
김 회장의 가수 데뷔는 우연한 계기로 이뤄졌다. 창사 40주년을 맞은 2020년 덕신하우징 천안 공장에서 기념 음반과 함께 공연을 선보이려 했지만 ‘코로나19’로 수차례 연기됐다. 언제 데뷔할 지 고민하던 끝에 주변의 권유가 이어지자 그답게 “그냥 데뷔해버리자”고 결정했다. 이제는 엄연히 가수협회에 등록한 공식 가수이며 여러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한 경험도 있다. 김 회장은 “가창력이 뛰어나지도 않고 나이도 적지 않지만 후회 없이 살았다는 마음에서 도전한 것”이라고 전했다.
혼자만 음악을 즐길 생각은 아니다. 김 회장은 자신의 최종 목표가 사회 공헌이라고 말할 정도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가수 생활도 나눔을 펼치는 한 방법이다. 현재는 그의 녹음실과 연습실을 가수 지망생들이 쓸 수 있도록 공간을 개방하고 있다. 가수 활동으로 번 수익금도 전액 기부한다. 김 회장이 2019년 세운 ‘무봉장학재단’을 통해서다.
다음 계획은 무명 가수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올 가을 자신의 고향 충남 홍성에서 가요제를 열 계획이다. 신인 가수를 발굴하고 무명 가수들이 한 번이라도 더 무대에 오를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나아가 무명 가수 전용 공연장을 설립할 계획도 그리고 있다. 김 회장은 “가수 생활을 해보니 무명 가수들이 겪는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무명 가수들에게 기회를 주자는 생각에서 공연장도 짓고 가요제를 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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