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을 밑돌며 4개월 만에 다시 수축 국면으로 돌아섰다. 중국 제조업 활동 둔화 우려로 철강 가격도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30일 4월 제조업 PMI가 49.2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이를 보도하며 3월의 51.9는 물론 시장 예상치(51.4)도 크게 밑돌았다고 전했다. 기업 구매 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PMI는 50을 웃돌면 경기 확장, 밑돌면 경기 수축을 의미한다.
제조업 PMI는 지난해 12월 47.0으로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2월(35.7)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제로 코로나’ 정책이 폐기된 직후인 올해 1월 50.1로 반등했고 2월에는 2012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52.6을 찍었다. 하지만 미국 등의 경기 침체 우려로 글로벌 수요가 둔화할 것으로 보이면서 4월에 다시 50을 밑돈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억눌렸던 소비가 늘며 1분기 경제성장률은 예상보다 높았지만 제조업 생산은 글로벌 수요 둔화로 이에 미치지 못했다”고 짚었다. 최근 나온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소비 급증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4.5%를 기록하며 시장의 예상(4.0%)을 웃돌았다.
4월 비제조업 PMI의 경우 56.4로 50은 넘었지만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3월(58.2)은 물론 예상치(57.0)에도 못 미쳤다. 로이터는 “제조업 분야의 취약성을 상쇄하기 위해 서비스 분야 소비에 의존해온 중국 당국자들에게 실망스러운 신호”라고 진단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경제 회복이 지속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며 “부동산 투자는 계속 줄고 청년 실업률은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고 짚었다.
중국 제조업 경기 둔화 우려로 철·비철금속 등 산업 소재 가격은 하락하고 있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선물거래소(SHFE)에서 열연코일 가격은 26일 톤당 3928위안으로 종가 기준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아연 역시 1월 고점 대비 25%나 급락했고 알루미늄도 1월 최고가 대비 13.4% 빠졌다.
이는 지난해 12월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해제 이후 철강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제조업 회복세가 이에 못 미친 결과다. 1분기 중국의 제조업 등 설비가동률은 74.5%로 지난해 평균보다 1.3%포인트 낮았고 부동산 개발 투자도 지난해보다 5.8% 하락했다.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대규모 부동산 부양책이 나오지 않은 것도 철강 수요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면서 가격 하락세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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