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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개 켜는 삼전, 1년만에 실적 눈높이 'UP'

올 외국인 8조원 순매수 이어

영업익 전망치 11.6조로 상승

반도체 감산 등 공식화 영향

D램값 ↑…"6월 실수급 개선"


삼성전자(005930)의 반전 드라마가 시작된 것일까. 잿빛 전망이 쏟아지던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가 1년 만에 상향 조정됐다. 외국인은 지난달 삼성전자를 총 3조 원 이상 순매수하며 월별 기준 역대 최고 금액을 쓸어 담았다. 올해에만 총 7조 8392억 원을 순매수했다. 증권가에서는 “감산이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며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는 전략도 구상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분석했다. 또 삼성전자의 행보에 따라 메모리반도체 업계의 경쟁 구도가 요동칠 가능성까지 내다봤다.





1일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연결 기준 삼성전자 올해 영업이익 평균 추정치는 11조 6039억 원으로 집계됐다. 3월의 11조 4761억 원보다 전망치가 1.11%(1278억 원) 증가했다. 올해 영업이익에 대한 증권가의 추정치는 지난해 5월 65조 8812억 원에서 11조 원대 초반까지 수직 낙하했지만 1년 만에 반등했다.

외국인 역시 이런 분위기에 발맞춰 삼성전자를 폭풍 매수하고 있다. 지난달 순매수액은 총 3조 1364억 원이었다. 월별 기준 역대 최고 금액이다. 앞서 최고 금액은 2021년 12월의 2조 7467억 원이었다. 순매수 2조 원대를 기록한 것도 역대 네 번뿐이었다.

삼성전자의 감산 발표가 분기점이 됐다. 특히 2분기부터 반도체 재고가 줄어들 것이라고 공식화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감산 유지·확대가 시장 선두 주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할 것으로 본다. 감산 규모를 취사선택할 수 있는 절대적인 위치에 있다는 것이 이유다. 삼성전자의 감산이 DDR3·4 등 D램 구형 제품을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긍정적 요소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감산 폭이 작으면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고 크면 제품 가격 상승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구체적인 감산 규모와 대상을 밝히지 않은 점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감산 규모에 대한 말을 아끼면서 낸드 업계는 비상사태로 돌변했다”며 “기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 입장에서는 계속기업마저 불확실해지면서 6개월 내 삼성전자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는 상황도 가능하다”고 했다.

삼성전자의 감산 유지·확대 입장에 D램 가격이 반등한 점도 호재다. 시장조사 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DR4 8Gb 3200’의 평균 가격은 삼성전자 실적 발표 직후인 지난달 27~28일 1.601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직전인 26일 대비 0.19% 오른 것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만·중국 등의 지역에서 고객사 주문이 최근 증가하고 있다는 징조가 포착된다”며 “실수요 증가보다 반도체 업체들의 감산 규모 확대가 더욱 본격화될 6~7월부터는 실질 수급이 개선되는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실적 개선이 꼭 주가 상승으로 직결되지 않을 수도 있는 만큼 시장 상황은 물론 수급 등을 잘 따져서 매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익명의 증권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에 쏟아지는 긍정적 전망은 경기 상황에 따라 급변할 수도 있다”며 “거시경제 상황 등 여러 가지 변수를 따져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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