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로 8개 관련 종목의 주가가 많게는 60% 이상 급락했지만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하나같이 입을 꾹 다물고 있다. 앞서 기업의 본질 가치를 뛰어넘는 주가 상승으로 분석을 포기했다지만 새로운 이슈가 발생했는데도 목표가 재조정이 이뤄지지 않아 투자자들의 혼란과 투기적 거래를 방치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대매매 폭탄을 떠안은 일부 증권사들은 실적 부담에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G증권발 폭락 사태로 하한가를 맞았던 8개 종목(삼천리(004690)·세방(004360)·다올투자증권(030210)·서울가스(017390)·하림지주(003380)·선광(003100)·대성홀딩스(016710)·다우데이타(032190))과 매물이 쏟아진 CJ(001040)에 대해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의 목표가나 투자 의견 조정은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특히 4연속 하한가를 처음 맞은 3개 종목은 애널리스트의 코멘트나 별도의 투자 가이드라인도 나오지 않았다.
S증권사는 서울도시가스에 대해 지난해 11월 목표 주가로 47만 원을 제시했지만 이날 종가는 11만 2400원이다. 하지만 목표가 변동이나 수급 상황에 따른 기업가치 변화에 대한 신규 보고서는 깜깜무소식이다. CJ의 이날 종가도 9만 1400원이지만 증권사가 제시한 적정 주가는 12만 원을 유지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부분 종목이 지나치게 급등하다 보니 증권사들이 사실상 분석을 포기했고 같은 논리로 급락해도 별도의 입장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IBK투자증권은 심지어 하림지주에 대해 목표가 1만 5000원을 제시해 현 주가(9080원) 대비 60% 높게 책정하기도 했다. IBK증권은 “기업의 본질 가치보다 주가가 지나치게 급락했고 양재IC 개발 관련주로 기대감이 높다”고 평했다.
SG 사태로 실적 개선을 기대하던 증권사들도 침울한 상황이다. 신용 미수 채권은 현실적으로 회수가 어려워 증권사들은 거의 100%에 가까운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업체별로 수백억 원의 충당금 부담이 예견돼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키움증권(039490)은 지난달 24일 이후 5거래일(4월 25일~5월 2일)간 8.81% 급락했다.
증권주는 지난해 하반기 기준금리 급등과 채권시장 마비로 고전했지만 올 들어 채권시장이 안정되고 지수 상승에 거래량이 늘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진 바 있다. 미래에셋증권(006800)(12.66%)을 필두로 NH투자증권(005940)(5.82%) 등 대형사의 주가는 연초 대비 5% 이상 상승했다. 상장 증권사로 구성된 KRX증권지수는 4월 19일 625.52까지 올랐지만 SG 사태 이후 600선이 깨진 데 이어 지난달 27일에는 583.32까지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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