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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은행 불안 언제까지?…한은 “수익성 악화 우려에 당분간 지속”

외자운용원 美 은행불안 전망 분석

연준 고금리 등으로 수익성 우려

경기하강 본격화되면 더 흔들릴 듯





올해 3월 초 실리콘밸리은행(SVB) 폐쇄로 촉발된 미국 은행권 불안이 퍼스트리퍼블릭은행(FRC) 파산 위기까지 이어지면서 두 달 가까이 전개되고 있다. JP모건이 FRC를 인수한 이후에도 미국 지역은행 주가가 급등락하는 등 은행을 둘러싼 우려는 좀처럼 가시질 않고 있다.

미국 은행 불안 문제가 유동성 위기(liquidity risk)에서 신용 위기(credit risk)로 전환된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고금리 정책이 지속될 가능성이 큰 만큼 이번 사태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9일 외자운용원 운용전략팀은 ‘최근 미 은행 불안 배경 및 향후 전망’을 통해 미국 은행 불안의 배경 중 하나로 은행 수익성 악화 우려 지속을 꼽았다. 외자운용원은 “3월 초 SVB 사태 발생 시엔 대체로 유동성 문제로 인식했으나 점차 수익성 또는 신용 리스크가 우려되는 상항으로 전개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먼저 급격한 금리 인상을 바탕으로 장기 국채의 미실현손실이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다. 만기보유증권의 미실현손실을 반영할 경우 미국 은행권 전체 대출자산 가치는 장부상 가치보다 2조 2000억 달러 적어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협할 정도다. 연준이 유동성을 지원하는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TFP)’ 제공에도 만기보유증권 미실현손실 우려는 여전하다.



또 예금이탈에 대한 대응 필요성 등으로 소형은행 수익성이 악화되면 다시 예금자나 투자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예금유출을 막으려면 예금금리를 상향 조정하거나 고금리의 정책 당국 자금 차입을 늘려야 하는데 이로 인해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하면 수익성이 더욱 나빠질 수 있다.

여기에 경기하강 국면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면 연체율이 오르면서 대출자산 건전성과 수익성이 더욱 나빠질 수 있다. 소형은행 대출을 뜯어보면 경기 변동에 취약한 지역 내 영세기업체 비중이 높다. 특히 소형은행 대출자산에서 43%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산업용 부동산이 재택근무 확산이나 고금리 기조 등으로 침체되면서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최근 나타난 미국 은행 주가 급변동은 투기세력이 가세하면서 쏠림현상이 가속화되고 변동성이 더욱 확대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밈(meme) 주식처럼 소셜네트워크(SNS)에 떠도는 소문에 따라 부실은행으로 지목되면 여기에 공매도, 풋옵션 등 투기적 거래가 집중되면서 주가가 급락하는 식이다.

외자운용원은 연준의 유동성 공급이 1차적 방어수단인 점, 지역은행 대부분 규모가 작고 가계예금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은행 불안이 시스템적 리스크로 파급될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다만 연준의 고금리 정책이 상당기간 지속(higher for longer)되는 한 고수익 추구를 위한 예금 유출, 자산 부문에서의 미실현 손실에 대한 우려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김주영 외자운용원 과장은 “최근 은행권 사태는 은행 수익성 등 펀더멘탈에 대한 우려 없이도 급속히 시장불안심리로 파급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은행주식에 대한 공매도 제한, 예금자 보호 한도 상향 등 불안 심리를 제어할 제도적 해결책이 없는 한 금융 불안이 산발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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