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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형한 색채·강렬한 정서…'두 번' 만나는 라울 뒤피

◆예술의전당·더현대서울, 佛화가 뒤피 전시 동시 개최

예술의전당, 화려한 색채 중심

유화·수채화 순수예술은 물론

패션·인테리어 등 작품 총망라

더현대서울은 작가 개인에 초점

전부 佛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성장 과정 시간 순서대로 전시

시민들이 더현대서울에서 진행중인 라울 뒤피 전시회를 관람중이다. 사진 제공=현대백화점




기쁨을 색채로 표현한 화가. 프랑스 화가 라울 뒤피(1877~1953) 앞에 붙는 수식어다. 그의 작품에는 파리의 빛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수많은 색의 전율이 흐른다. 그 안에는 역동하는 세계와 환희에 찬 사람들이 생생하게 담긴다. 기쁨과 색채. 뒤피를 상징하는 이 두 가지 단어를 각각 느껴볼 수 있는 두 개의 전시가 서울에서 열린다.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은 뒤피의 화려한 ‘색감’을 강조하는 ‘라울뒤피: 색채의 전율’ 전시를 준비했다. 예술의전당 전관 개관 30주년을 맞아 진행하는 이번 전시는 프랑스 니스시립미술관과 앙드레말로 현대미술관, 세계적인 뒤피 작품 소장자인 에드몽 헨라드의 희귀작품 등 세 소장처에서 공수한 160점의 작품이 공개된다.

특히 이번 전시는 작가 생전 예술계가 예술로 취급하지않던 패션, 디자인 등 뒤피의 모든 작품 세계를 총망라 한다. 관람객은 뒤피의 유화, 수채화, 구아슈, 판화와 뿐 아니라 직접 제작한 패턴을 활용한 드레스 17벌도 감상할 수 있다.

예술의전당에 전시된 ‘에밀리엔 뒤피의 초상’. 사진제공=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


나아가 전시장에는 음악감독 정예경이 선곡한 클래식 음악이 잔잔하게 흐르고, 영화감독 장유록이 직접 촬영한 뒤피의 일대기 영상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배우 박보검이 오디오 도슨트로 참여했다.

예술의전당이 ‘작가’ 뒤피를 조망한다면,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서울 알트원(ALT.1)의 ‘프랑스국립현대미술관전: 뒤피, 행복의 멜로디’는 ‘인간 뒤피’를 조망한다. 뒤피의 아내 에밀리엔 뒤피는 작가 사망 후 그가 아틀리에에 마지막까지 보관한 작품 1600여 점 전부를 프랑스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했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120여 점은 모두 프랑스국립현대미술관전 소장작이다.



뒤피는 초기 인상주의에 심취해 풍경화가로 파리 예술계에 이름을 알린다. 그러다 1906년부터 전통을 거부하고 야수파 대열에 합류해 입체주의 기법을 시도한다. 제1차 세계대전 시기에는 시인 기욤 아폴리네르의 ‘동물시집 혹은 오르페우스의 행렬’의 삽화를 목판화로 그려내기도 한다. 전시는 뒤피가 풍경화가에서 혁신화가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시간 순서대로 조망한다.예술의전당이 뒤피의 패턴 작품을 적용한 ‘드레스’를 선보였다면 알트원은 도예가 로렌스 아르티가스와 함께 제작한 도자기를 공개한다. 나아가 걸작으로 평가받는 영국 케슬러 가문이 1930년 의뢰한 가족 초상화도 이번 전시에서 최초 공개한다.

예술의전당에 전시된 ‘전기의 요정’. 사진제공=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


더현대서울에 전시된 ‘전기의 요정’. 사진제공=지앤씨미디어


‘전기의 요정’은 뒤피의 역대급 걸작이다. 이 작품은 1937년 파리만국박람회를 그린 당대 세계에서 가장 큰 유화 작품이다. 라울 뒤피는 이 행사를 위해 가로 60m, 높이 10m의 전기궁전(전력공사)의 벽화를 그린다. 화려한 파리 박람회와 20세기 전기의 발전사, 에디슨, 벨, 퀴리부인 등 110여 명의 전기와 관련한 인물이 모두 담긴 이 작품은 만국 박람회가 끝난 후 창고 신세로 전락하는데 라울 뒤피는 대중을 위해 ‘전기의 요정’을 석판화로 제작한다.

2년 여에 걸쳐 완성된 석판화 중 연작 10점은 두 전시회 모두에서 볼 수 있다. 각각 9월 10일(예술의전당), 9월 6일(더현대서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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