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TV 시장 투톱인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고부가 프리미엄 시장을 중심으로 올 1분기에도 1위 자리를 수성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1분기 TV 시장이 2009년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위축돼 아슬아슬한 살얼음판 위 1등 경쟁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시장조사 업체인 옴디아의 TV 시장 분석에 따르면 1분기 글로벌 TV 출하량은 4652만 1800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 4906만 9800대 대비 5.19%(254만 8000대) 급감한 수치로 2009년 이후 1분기 기준 역대 최저치다. 금액 기준으로는 1분기 시장 규모는 224억 85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2.5% 감소했다. 코로나19 호황기 이후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를 겪으면서 소비 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됐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TV 대신 모바일·태블릿PC 등으로 소비 기기의 변화가 이뤄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시장 부진 속에서도 글로벌 TV 시장 1·2위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점유율을 지난해보다 끌어올리면서 시장 지배력을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 점유율(금액 기준) 32.1%, LG전자는 17.1%를 각각 기록했다. 두 회사의 합산 점유율은 49.2%로 절반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현재 점유율을 유지하면 올해 18년 연속 글로벌 1위를 차지하게 된다.
두 회사 모두 시장 성장이 이어지고 있는 프리미엄 시장에 집중하는 전략을 세웠다. 삼성전자는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TV를 중심으로 75형 이상 초대형 시장에서 전체 점유율보다 높은 38.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프리미엄 TV 최대 시장인 북미와 유럽에서는 각각 52.6%, 60.7%를 기록하면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80형 이상 초대형 시장에서는 98형 신제품을 앞세워 43.9%의 독보적 1위를 지켰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TV 시장에서 58.8%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70형 이상 초대형 OLED TV 시장에서는 점유율이 75%를 넘었다. LG전자는 1분기에 548만 4200대를 출하했는데 이 가운데 73만 8000대(13.45%)가 OLED TV였다. 매출 기준으로는 최상위 라인업인 올레드 TV의 비중이 30.7%에 달했다.
전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양 사가 중국의 맹추격을 뿌리치고 경쟁력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질 경우 매출 개선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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