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검사 시절 측근으로 꼽혔던 강진구 전 법무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한국가스공사 상임 감사위원에 내정됐다. 가스공사 상임감사는 고액 연봉을 챙길 수 있는 데다 감시나 책임이 덜한 ‘꿀보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윤석열 정부 들어 이 같은 공공기관 상임감사 자리를 꿰차는 검찰 출신 인사가 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6월 12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상임 감사위원 강진구 후보 등의 신규 선임 건을 의결한다. 강 후보는 이사 선임 안이 주총에서 통과되면 2년 동안 가스공사에서 일하게 된다. 가스공사 상임감사는 지난해 기본급에 성과상여금 등을 더해 총 1억 6000여 만 원을 받았다.
경북 안동 출신의 강 후보는 1989년 검찰 사무직 7급 공채로 입직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검찰 재직 시절 가까운 사이였다.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인 2014년 국가정보원 선거 개입 사건 수사를 하다가 대구고검으로 좌천됐을 때 대구고검 총무과장이 강 후보다.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된 윤 대통령은 강 후보를 서울중앙지검 사무국장으로 발탁하는 등 늘 지근거리에 뒀다. 윤 대통령이 2019년 검찰총장으로서 문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던 시기 강 후보를 대검찰청 사무국장으로 추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정년을 넉 달 앞두고 법무연수원으로 전보당해 이례적인 인사라는 뒷말이 나왔다.
이처럼 산전수전을 같이한 인연 덕에 윤 정부 출범 이후 강 후보가 요직에 중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는데 가스공사 상임감사에 낙점된 것이다.
강 후보 외에도 윤 정부에서 공공기관 상임감사에 검찰 출신이 발탁되는 일이 많아졌다. 김태철 예금보험공사 상임감사도 금융권과 관련된 이력이 전무한 검사 출신 낙하산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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