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14개월 만에 ‘7만전자’의 명성을 되찾았다. SK하이닉스(000660)는 외국인 역대 최대 순매수에 힘입어 장중 11만 원대까지 치솟았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목표가 상향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등 추세 상승의 초입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500원(2.18%) 오른 7만 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가 종가 기준으로 7만 원을 넘은 것은 지난해 3월 29일 이후 14개월 만이다. 이날 SK하이닉스는 5.51% 오른 10만 9200원에 마감하며 이틀 연속 5% 넘게 급등했다.
외국인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1조 원 가까이 순매수하면서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5392억 원, SK하이닉스를 4397억 원 사들이면서 두 종목만 9789억 원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SK하이닉스 순매수 규모는 역대 최대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를 9103억 원어치 순매수했는데 이보다 많은 자금을 두 종목에 쏟아부은 셈이다.
삼성전자가 ‘7만전자’를 되찾으면서 600만 삼성전자 주주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2021년 이후 삼성전자 매물대를 분석한 결과 현재 주가 밑에서 형성된 매물은 51%에 달했다. 2021년 이후 삼성전자를 사들인 주주 중 절반이 수익권인 셈이다.
특히 엔비디아가 불러일으킨 인공지능(AI)발 메모리반도체 훈풍이 계속 국내에 불어오고 있다. 삼성전자 등 주요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의 감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도 불쏘시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이후 개인용컴퓨터(PC) 고객 및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반도체 주문이 회복되고 있다”며 “감산 확대와 중국의 마이크론 불매 조치에 따른 고객사들의 심리적 영향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하이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9만 5000원으로 13.1% 상향했다.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높은 목표가다. 하이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 목표 주가도 12만 7000원으로 15.5% 높였다.
반도체를 제외한 다른 종목들은 대부분 약세를 보이면서 반도체 쏠림 현상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이날 반도체 대형주들의 약진에도 코스피 상승 폭은 4.12포인트(0.16%)에 그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수 기여도가 각각 11.30포인트, 5.23포인트로 이날 코스피 상승 폭을 크게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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