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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수박 달인의 고백…"통통소리, 사실 전문가도 모른다"[똑똑!스마슈머]

킴스클럽, 올해 수박달인과 구매계약

"소리로는 속이 갈라진 수박만 알아

무게 줄무늬 등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6월은 논산, 8월은 고창이 당도 높고

꽃자리가 얇을수록 맛있을 확률 커

"도로서 파는 수박은 되도록 피해야"

임선기 싱싱팜랜드 대표.




수박은 미지의 과일이다. 갈라보기 전엔 잘 익었는지, 썩은 곳은 없는지 알 수 없어서다. 이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은 오늘도 마트에서 비장한 표정으로 '수박 뽑기'를 한다. 여름 시즌이 돌아오면 과일코너 직원들은 ‘연기자’로 변신한다. "어떤 게 맛있느냐"는 고객들의 질문에 수박을 요리조리 살펴보고 두드려보며 '좋은 놈'을 골라내지만, 사실 소리와 육안으로만 고당도 수박을 선별하는 건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20년간 수박 생산·유통업에 종사한 임선기 싱싱팜랜드 대표는 17일 "수박을 살 때 습관적으로 '통통' 두드려보는데, 전문가도 속이 갈라진 박수박 정도만 골라낼 뿐 소리로만 고품질 수박을 고를 순 없다고"말했다. 임 대표는 손 선별로만 최상품의 수박을 가려내는 능력으로 인기 TV 프로그램에 출연한 '수박의 달인'이다. 여름 성수기 킴스클럽에서 판매되는 수박 총 9만 통이 달인의 손을 거칠 예정이다.

지난 8일 충남 논산시의 한 수박 선별장에서 갓 수확한 수박의 당도를 장비를 통해 확인하고 있는 모습. 신미진 기자


수박은 보통 3단계 선별 과정을 통과해야 마트에 진열된다. 먼저 밭에서 '손 선별'을 진행한다. 임 대표를 비롯한 전문 선별사들이 수박을 일일이 들어보며 소리와 무게, 줄무늬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차량에 싣는다. 이때 상품으로서 가치가 없는 건 밭에서 폐기된다. 이후 선별장으로 옮겨가 당도 및 중량 기계 선별을 진행한다. 당도가 평균보다 떨어지는 건 비품으로 걸러낸다. 임 대표는 "비품 수박은 상인들이 저렴하게 매입해가는데, 주로 외곽 도로에서 팔린다"고 설명했다. 수박은 보통 70일간 자란다. 맛이 95%가량 들었다고 판단됐을 때 수확한다. 시기별로 맛있는 수박이 나는 지역도 다르다. 임 대표는 "봄은 경남 함안, 5~6월은 충남 논산, 7~8월은 전북 고창에서 자란 수박이 가장 맛있을 때"라며 "수박은 더운 날씨에 잘 자라고, 추위에 약하기 때문에 기온별로 차이가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맛있는 수박을 구매하려면 '꽃자리'를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 임 대표는 "꽃자리가 얇을수록 맛있는 수박"이라며 "13~20마디 줄기에서 자란 수박이 가장 상태가 좋은데, 20마디를 넘어서 수정된 수박은 꽃자리나 크기는 크지만 익는 시간이 오래 걸려 맛이 들기 전 수확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대형마트에 진열된 수박. 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수박의 꽃자리다. /연합뉴스




킴스클럽은 올해 판매 예정인 수박 물량을 모두 임 대표를 통해서 공수하기로 했다. 수박이 여름 대표 미끼상품인 만큼 오랜 노하우를 통해 확실한 품질을 보증받기 위해서다. 킴스클럽과 임 대표는 당도가 12브릭스(Brix) 이하는 수박은 팔지 않기로 했다. 보통 대형마트의 경우 당도가 11브릭스인 수박부터 고품질로 분류한다. 킴스클럽의 경우 수박의 가격을 낮추기 위해 직접 수박 농사를 짓는다. 농업법인회사인 '맛누리'를 통해 농지를 사들인 뒤 농민들과 계약을 맺고 수박을 키워 산지에서 매장으로 직송하는 방식이다. 지역 단위 농협 등 도매상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가격을 시중 대비 낮춘 것이 강점이다. 올 시즌에 수박을 한 번이라도 재배했던 이모작 땅은 사들이지 않는 등 토양의 질도 고려 대상이다.

롯데마트는 올해 수박 검수 단계를 기존 4단계에서 7단계로 강화했다. 산지에서 상품기획자(MD)가 재배 일지를 관리하고, 선별장을 떠나 물류센터에 입고된 수박을 대상으로 추가 검수를 진행해 보증된 고품질 수박만 판매하겠다는 전략이다. 판매 가능 당도 기준도 10브릭스에서 11브릭스로 상향했다. 이마트는 1~2인 가구가 증가하는데 주목해 조각 수박과 5㎏ 미만의 소형 품종인 '까망애플수박'의 물량을 각각 30%, 40% 확대했다. 이밖에 홈플러스는 고객 불만족 시 100% 환불 등의 서비스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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