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침대(003800) 창업주인 안유수(사진) 회장이 26일 밤 별세했다. 향년 94세.
안 회장은 1930년 황해도 사리원에서 태어나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남으로 내려왔다. 이후 부산에 위치한 미군 부대에서 근무하던 그는 미군 야전에서 처음으로 침대를 접했다.
서울로 올라온 안 회장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보자”는 도전 정신으로 1963년 서울 성동구 금호동에 현재 에이스침대의 전신인 에이스침대공업사를 설립했다. 설립 초기에는 국내에 변변한 침대 스프링 제조 기술과 관련 기기가 없었다. 안 회장은 제대로 된 스프링 침대를 만들기 위해 손으로 직접 강선을 감아 제품을 만들었고 1년여 만에 한국 1호 매트리스 스프링 제조 기기를 개발했다. 이후에도 안 회장은 한국인의 라이프 스타일과 체형에 맞는 매트리스 개발을 위해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적극적인 설비 투자를 진행했다.
안 회장은 평소 ‘최초’와 ‘최고’라는 말을 입에 달고 지냈다.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시련과 위기를 극복해내며 기업 경영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몸소 체득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의 에이스침대를 만든 것은 최초와 최고를 향한 굳은 신념과 도전 정신이었다”며 “‘침대는 과학’이라는 에이스침대의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았던 것은 내 손으로 직접 강선을 꼬아가며 개발한 침대가 곧 우리나라 침대 산업의 역사가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러한 경영 철학은 에이스침대가 국내 최초 매트리스 스프링 제조 설비 개발, 침대 업계 최초의 KS마크 획득, 침대공학연구소 설립, 300개의 특허 획득 등 무수한 최초·최고의 기록을 달성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안 회장은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금탑산업훈장, 철탑산업훈장, 재무부장관 표창, 대한민국마케팅대상 최고경영자상 등을 수상했다.
안 회장은 생전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몸소 실천한 인물로 많은 기업인의 존경을 받았다. 1999년부터 25년 동안 설과 추석 명절마다 지역사회에 백미를 기부했다. 소방관 처우 개선을 위해 15억 원에 달하는 기부금을 전달하는 등 지역사회와 소외 계층을 위해 꾸준한 관심과 도움을 실천했다.
안 회장은 2남 1녀를 뒀다. 안성호(장남)·안정호(차남)·안명숙(장녀) 씨 등이다. 장남에게 에이스침대를, 차남에게 시몬스침대를 각각 물려주며 승계 작업을 사실상 마쳤다. 지난달 장녀에게 에이스침대 지분 5%를 증여했다.
빈소는 서울삼성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30일 오전 8시, 장지는 용인 선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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