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출 부진과 원화 약세 등으로 우리나라 명목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세계 13위로 전년보다 3계단 미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러시아·브라질·호주 등 원자재 수출국의 GDP가 큰 폭 늘어나면서 추월당한 것이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명목 GDP는 1조 6733억 달러로 세계 13위로 집계됐다. 우리나라는 2020년에 이어 2021년까지 GDP 10위를 차지하면서 10위권에 진입했으나 3년 만에 다시 밀려난 셈이다.
지난해 미국이 25조 4627억 달러로 1위를 차지했고 중국(17조 8760억 달러), 일본(4조 2256억 달러), 독일(4조 752억 달러), 영국(3조 798억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는 9위 러시아(2조 503억 달러), 10위 이탈리아(2조 105억 달러), 브라질(1조 8747억 달러), 호주(1조 7023억 달러)에 이은 13위를 기록했다. 특히 러시아, 브라질, 호주 등에 역전당하면서 10위에서 13위로 밀려났다.
우리나라 순위가 밀려난 것은 다른 국가보다 성장세가 둔화됐을 뿐만 아니라 원화 약세가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원화 기준 명목 GDP는 2161조 8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3.9% 상승했으나 미 달러화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7.9% 감소했다. 원·달러 환율 연평균 12.9% 상승하는 등 원화 약세가 나타난 영향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제친 러시아·브라질·호주 등은 모두 원자재 수출국이다. 지난해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출이 증가한 영향에다 해당 국가들의 통화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 기준 명목 GDP가 큰 폭 늘어나게 됐다는 설명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