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제가 코로나19 여파와 유엔의 대북 제재가 지속되면서 3년 연속으로 역성장한 것으로 추정됐다. 수력·화력발전과 건설업 등을 중심으로 개선세가 나타났으나 중화학공업을 중심으로 제조업이 크게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 대외교역도 두 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대북 제재 이전의 4분의 1 수준이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31조 3618억 원으로 전년 대비 0.2% 감소했다. 2020년 성장률이 -4.5%로 ‘고난의 행군’ 시절인 1997년(-6.5%) 이후 최악의 성장을 거둔 데 이어 2021년(-0.1%), 2022년(-0.2%)까지 3년 연손 역성장이다.
북한은 2016년까지만 해도 경제가 3.9% 성장했다가 대북 제재가 본격화하면서 2017년(-3.5%), 2018년(-4.1%) 경제가 크게 꺾였다. 2019년(0.4%) 반짝 회복했으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경 봉쇄 등으로 다시 깊은 수렁에 빠진 상태다.
지난해 북한 제조업은 4.6% 감소해 수년째 내림세가 나타나고 있다. 음식료품 및 담배를 중심으로 경공업이 5.0% 증가했으나 중화학공업이 1차 금속제품 부진 영향으로 9.5% 감소했다. 농림어업도 재배업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2.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기사스수도사업은 수력발전과 화력발전이 모두 늘면서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광업도 석탄을 중심으로 4.6%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은 주거용 건물건설이 이뤄지면서 2.2% 증가했고, 서비스업도 운수업에 1.0% 늘어났다.
지난해 북한의 국민총소득(명목 GNI)은 36조 7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4000만 원 늘었다. 우리나라 명목 GNI(2193조 5000억 원)의 1.7% 수준으로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1인당 국민총소득도 143만 원으로 우리나라(4248만 7000원) 3.4% 수준에 그쳤다.
북한의 대외교역 규모는 15억 9000만 달러로 전년(7억 1000만 달러)보다 122.3%나 증가했다. 수출이 광물성생산품(260.7%) 등을 중심으로 늘면서 1억 6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94% 증가했다. 수입도 플라스틱·고무(170.5%) 등이 증가로 14억 30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126% 늘었다. 다만 대북 제재 이전인 2011~2016년 연평균 교역 규모 대비 23.3% 수준에 그친다.
한은은 1991년부터 매년 관계기관으로부터 북한 경제활동 관련 기초자료를 받아 북한의 성장률을 추정하고 있다. 이를 통해 북한 경제의 개괄적인 생산활동 동향, 산업 구조 변화 등을 파악할 뿐 아니라 남북한 경제력 비교 및 향후 남북 경제통합에 대비한 소요비용 산출에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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