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서로의 스마트홈 플랫폼(삼성 스마트싱스, LG 씽큐)에서 각 사의 가전제품을 제어·관리하는 수준을 넘어 협력 범위를 더욱 넓힐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두 회사는 스마트홈 플랫폼 협의체 HCA 표준 적용을 통해 연내 첫 연동 기능을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독일 베를린에서 1~5일(현지시간) 열리고 있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3’에서 제품 간 연동 계획에 대해 추가로 설명했다.
글로벌 가전 시장 선두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사의 스마트홈 플랫폼에서 서로의 제품을 제어하는 서비스를 연내 출시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대부분 가정에서 두 회사 제품을 고루 갖추고 있는 상황에서 제품 제어를 위해 각 사의 플랫폼을 스마트폰에 설치해 제어해야 한다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두 회사는 이 같은 고객 편의 개선을 위해 HCA 표준 1.0을 적용, 서로의 제품을 비롯해 터키 가전업체 베스텔, 일본 샤프 등 제품과 연동 서비스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두 회사는 당장은 제품 제어, 모니터링 기능 등 기본적인 기능만 탑재할 예정이지만 향후 각 사의 특색 있는 기능까지 제어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가능성을 언급했다. 삼성·LG 뿐 아니라 HCA를 통해 연결되는 가전업체들과 각자의 고유 기능 연결까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유미영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은 2일(현지시간) 독일 현지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첫번째로 HCA 연결을 통해 LG전자 제품을 보고, 컨트롤 할 수 있게 된다”며 “여기에 더해 인공지능(AI) 서비스와 같은 당사의 서비스를 (타사에 적용하는 방안을) HCA를 통해 협력사들과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빅스비 솔루션이나 에너지 서비스 등을 다른 회사가 참여하고 싶다면 비즈니스 협력을 통해 경쟁사 제품 소비자들에게 줄 수도 있을 것”이라며 “아직 결정된 건 아니지만 협의는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 또한 같은 날 현지에서 진행한 간담회에서 “현재까지는 서로 경쟁사의 상세 기능을 알 수 없어서 기본적인 기능만 프로토콜이 정의돼 있다”면서도 “다만 향후 연결이 이뤄지면 어떻게 진화하고 발전할지는 제한하고 있지 않다”고 협력 확대 가능성을 제시했다. 류 사장은 “고객이 서비스를 쓰면서 ‘이런 게 되면 안되겠냐’는 역제안을 해오면 당연히 진화하지 않겠냐”며 “현재로서는 단순 제어 기능 외에 뭘 해야 한다는 계획은 없지만 진화의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각 사가 에너지 절약 기능, AI 활용 편의 기능 등 자체 제품을 위해 탑재한 고유 기능까지 서로의 기기에서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아직 가능성을 제시한 수준이지만 향후 LG전자의 가전에서 삼성의 빅스비 기능을 이용하거나 삼성전자 가전에서 LG의 에너지 제어 기능 등을 이용하는 상황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현실화가 된다면 삼성전자·LG전자가 제품 판매 외에 다른 가전에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솔루션을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척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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