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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D 재개에 정치 테마까지…다시 몰리는 빚투

신용융자잔액 10일새 4000억↑

연중 최대치 근접…단속효과 사라져

초전도체·맥신·총선 관련주 등

개인투자자 이달 들어 매일 순매수

고위험 CFD 재개로 등락 더 커질듯





박스권 증시에 개인 투자자들이 특정 테마주 매매에 열을 올리며 금융 당국의 경고에도 ‘빚투(빚 내서 투자)’가 다시 급증하고 있다. 투자 전문가들은 최근 총선 테마 등 기업가치와 무관한 급등주에 개인 자금이 몰리는 데다 레버리지(차입) 투자인 차액결제거래(CFD)까지 재개돼 빚투는 당분간 더 늘 수 있다고 내다봤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 융자 잔액은 7일 기준 총 20조 4308억 원으로 연중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달 17일(20조 5572억 원)에 1200억여 원 차이로 근접했다. 신용 잔액은 투자자가 주식을 살 목적으로 증권사에서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금액이다. 신용 융자 잔액은 올 초(1월 2일)만 해도 16조 5311억 원에 그쳤다.

신용 잔액은 지난달 17일 최고점에 달한 뒤 한국거래소와 증권 업계가 빚투 단속에 나서자 8월 24일 20조 197억 원까지 떨어졌다. 미래에셋증권(006800)은 지난달 23일부터 맥신 테마주인 휴비스(079980)·센코(347000)·아모센스(357580), NH투자증권은 휴비스·센코와 LS네트웍스(000680), 키움증권(039490)은 2차전지주인 엘앤에프(066970)·포스코엠텍(009520) 등에 대해 각각 신규 신용 융자를 중단했다. 거래소와 금투협도 25일 금융투자 회사들에 신용 융자를 각별히 관리하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신용 잔액은 업계의 극약 처방에 힘입어 한동안 20조 1000억 원대로 눌렸다가 8월 말부터 재차 불어나기 시작했다. 이달 들어서는 더욱 가파른 증가 추세를 보이며 10거래일 만에 4000억 원 이상 빚이 더 쌓였다. 7일 기준 시장별 신용 잔액은 유가증권시장 10조 5552억 원, 코스닥이 9조 8756억 원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 7일까지 각각 236억 원, 1812억 원 늘어 코스닥의 신용 잔액 증가 폭이 더 컸다.



전문가들은 실적이나 미래 성장성이 뒷받침되는 업종·종목보다는 잠깐 유행하는 테마·종목을 중심으로 개인들의 자금이 쏠리면서 빚투가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시장에서는 2차전지·초전도체·맥신 등에 이어 내년 총선을 바라본 정치 테마주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노을(376930)·부방(014470)·오파스넷(173130) 등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학맥이 닿는 인사가 있다는 이유로 급등락했고 에이텍(045660)·CS(065770)·이스타코(015020) 등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주로 분류돼 요동을 쳤다.

테마의 유행 주기가 워낙 짧다 보니 금융 당국과 증권사들이 신용 거래 종목에 일일이 대응하기 힘들 정도다. 코스닥지수는 28일부터 줄곧 900대 초반에 머물러 있는데도 개인 투자자들은 9월 들어 이날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주식을 순매수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달 1일 재개한 CFD 거래가 테마주 장세와 빚투 증가를 부추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존 신용거래에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하는 매매가 추가되면서 테마주의 수도 늘고 급등락 폭도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CFD는 실제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가격 변동분의 차액만 결제하는 장외 파생상품으로 증거금을 40%만 납부하면 돼 신용거래와 유사한 성격을 띤다. 주가 조작 사태의 뇌관으로 지목돼 6월부터 모든 신규 거래가 중단됐다가 이달부터 메리츠증권과 교보증권 등 4개 사가 재시행했으며 다른 증권사들도 CFD 거래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부터 지수 흐름이 둔화하면서 중소형주의 상대 강도가 높아졌고 테마주 장세의 주기가 짧아졌다”며 “CFD는 매도 포지션에 대한 제한이 없어 공매도 금지 종목에 대한 매도 대응도 가능해 개인 전문 투자자들이 현 테마주 장세 기조를 강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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