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금리 환경에 투자 매력이 높아진 채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8월 한 달에만 3조 원이 넘는 채권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안전한 국채에는 올 들어 9조 원 가까운 개인 매수세가 몰렸다. 지난해 연간 순매수액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반면 금리 상승 등 영향으로 8월 회사채 발행은 전월 대비 25% 넘게 감소했다.
금융투자협회가 11일 발표한 ‘8월 장외 채권시장 동향’에 따르면 채권 유통 시장에서 개인은 8월에 3조 1735억 원어치의 채권을 순매수했다. 회사채를 9500억 원 사들였으며 국채(8159억 원), 여전채 등 기타 금융채(7598억 원), 은행채(5347억 원) 등을 골고루 매수했다. 올해 개인의 누적 국채 순매수 규모는 8조 6986억 원까지 늘어 지난해 국채 연간 순매수액(2조 9861억 원) 대비 3배 가까이 급증했다.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개인들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은 지난달 국내 채권을 8조 4990억 원 순매수했는데 국채(5조 5560억 원)를 가장 많이 사들였으며 통안증권(1조 7630억 원)에도 큰 관심을 나타냈다. 외국인의 1~8월 누적 채권 순매수액은 69조 9980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순매수액(71조 3620억 원)에 근접했다.
한편 지난달 채권 발행 규모는 83조 18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월인 7월 대비 11조 6630억 원(16.3%) 증가했다. 국채가 7월 대비 6조 7990억 원 늘어난 26조 7290억 원이 발행됐으며 금융채 역시 3조 1890억 원가량 증가한 29조 3640억 원의 발행량을 기록했다. 채권의 순발행액이 18조 9000억 원으로 나타나면서 전체 발행 잔액은 2720조 2850억 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회사채는 채권 중 유일하게 발행량이 전월 대비 감소했다. 회사채의 8월 발행량은 7월 대비 1조 3640억 원(25.6%) 줄어든 3조 9570억 원으로 나타났다. 8월 국고채 등 국내 채권 금리가 전월 대비 상승한 여파로 풀이된다. 8월 마지막 거래일인 31일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전월 말 대비 6bp(1bp=0.01%) 오른 3.821%에, 20년물 금리는 8.2bp 오른 3.772%에 마감했다.
회사채 수요예측 금액도 덩달아 감소했다. 8월 회사채 수요예측 금액은 전년 동월 대비 6900억 원가량 감소한 1조 24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수요예측 참여 금액은 전년 동월 대비 1조 2900억 원 증가했다. 이에 수요예측 참여 금액을 수요예측 금액으로 나눈 참여율은 지난해 8월(275.9%) 대비 257.5%포인트 증가한 533.4%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8월 초 한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상승률이 전월 대비 하락세를 보였으나 미국의 7월 고용 수치가 예상보다 견조하게 나타나고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0.8%)이 예상을 상회하면서 채권 금리가 상승했다”며 “이에 회사채는 전월 대비 발행량이 줄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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