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완성차·이차전지·바이오 의약품을 앞세워 유럽연합(EU)의 역외 3대 수입국으로 부상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4일 ‘EU 수출 시장 호조 품목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최근 글로벌 교역 둔화 속에서도 2020년 이후 대(對)EU 수출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올해 1~4월 EU27(이하 EU)의 역외 수입은 8.6% 감소했지만 한국산 제품 수입은 10.7% 늘었다.
이 같은 성장세 속에 1~4월 EU의 한국 수입은 264억 달러로 일본(262억 달러), 러시아(211억 달러)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유럽 지역을 제외한 역외 수입국 중 3위다. 영국, 스위스, 튀르키예 등 유럽 국가를 포함하면 7위로 집계됐다.
한국은 올해 1~7월 글로벌 수출이 13.0%나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대EU 수출은 3.5% 늘리면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대EU 수출의 호조는 자동차·이차전지·바이오 의약품이 이끌었다. 1~6월 기준 EU의 한국산 제품 수입 상위 10개 품목 중 이차전지 소재(양극재 107%, 흑연·전해액 190%), 바이오의약품(91.3%), 완성차(32.6%) 수입이 전년 동기대비 대폭 늘었다.
이차전지 소재의 EU 수출액은 2018년 1~7월 대비 올해 1~7월 양극재 6만 4783%, 분리막 777%, 음극재 3350% 등으로 급증했다. 완성차의 경우 전기차 수출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독일(143.8%), 프랑스(125.7%) 등에서의 확대폭이 컸다. 섀시·타이어 등 부품은 독일·체코·슬로바키아에서 수출량이 크게 늘었다. 바이오 의약품은 헝가리·벨기에·네덜란드·이탈리아 등 신규 시장으로의 수출이 대폭 증가했다.
향후 전망도 밝다. EU는 2035년부터 친환경차 판매만 허용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EU의 전기차·리튬이온전지 시장은 향후 5년 간 각각 연평균 16.5%, 30% 성장할 전망이다. 바이오 의약품 시장 또한 고령화에 따른 수요 증가로 2028년까지 연평균 24.1%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나율 무역협회 연구원은 “EU의 신통상규범에 대응하면서 호조 품목 생산 기반을 확충해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출 품목 다변화와 한-EU 자유무역협정(FTA) 관세 특혜 활용을 통한 수출 경쟁력 제고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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