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로보틱스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가들이 물량을 한 주라도 더 배정받기 위해 적극적으로 의무보유 기간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가 11~15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해외 기관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5일)을 진행한 결과 의무보유 확약 기관이 전체 참여 기관의 60.3%라고 공시했다. 올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의무보유 확약이란 국내외 기관이 공모주 배정 후 일정 기간(15일~6개월) 동안 주식을 팔지 않고 보유하기로 약속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주문 물량 기준 의무보유 확약 물량은 전체의 51.6%였다.
일반적으로 발행사와 상장 주관사는 새내기주의 증시 입성 후 주가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의무보유 기간을 길게 제시하는 기관투자가에 더 많은 공모 물량을 배정한다. 실제로 의무보유 기간을 상장일로부터 6개월로 제시한 기관이 전체 참여 기관의 23.5%였다.
공모가 희망 범위(2만 1000~2만 6000원) 상단 이상에 주문을 낸 기관은 전체의 94.79%에 달했다. 상장 주관사 측은 “장기 투자 성향의 투자자 확보 및 일반 청약자들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공모가를 상단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기관투자가들은 우리사주조합 미달 물량을 제외하면 공모액(4212억 원)의 최대 75%(2316억~3159억 원)를 배정받는다. 수요예측 경쟁률이 272대1이니 주문액이 약 86조 원에 달한 셈이다.
두산로보틱스가 노르웨이국부펀드와 싱가포르투자청(GIC)·블랙록 등 글로벌 큰손들을 투자자로 유치한 데 대해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 대표 주관사의 해외 세일즈 역량이 빛난 결과라는 평가다. 외국계인 크레디트스위스(CS)가 공동 주관사로 참여했지만 최근 UBS에 인수되며 힘이 빠진 상황에서 국내 증권사들 중 해외 사업 역량이 가장 뛰어난 미래에셋과 한투가 빈자리를 채운 것으로 전해졌다.
21~22일 진행되는 일반 청약에는 대표·공동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CS에 더해 키움증권·신영증권·하나증권·UBS가 인수사로 참여해 투자자들의 청약 편의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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