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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동원그룹, HMM 인수에 '진심’ …강남 사옥 매각 검토

동원F&B 소유한 2000억대 알짜 빌딩

교환사채 발행해 추가 자금 확보 가능성도

산은 HMM 매각가 6조 6000억 국회 보고

동원·하림·LX 등 자금 조달 경쟁 격화할 듯

동원F&B 빌딩 전경.




HMM(011200) 인수전에 뛰어들며 자금 조달 방법을 총동원 중인 동원그룹이 알짜 부동산인 서울 강남의 사옥 매각을 검토하고 나섰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동원그룹은 동원F&B가 소유한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의 동원F&B 빌딩을 유동화 하기 위한 내부 검토에 착수했다. 부동산 펀드 등에 건물을 매각하거나 담보 대출을 받는 등 다양한 방식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원F&B 사옥은 지하 5층~지상 26층 연면적 36,208㎡ 규모로 회사측이 2017년 1073억 원을 들여 매입했다. 당시 인수대금을 전액 현금 납부하면서 이 건물에는 지금도 담보가 잡혀 있지 않은 상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빌딩의 가치가 6년 전 거래액 대비 두 배 이상은 넉넉히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근 시세와 최근 임대료, 동원 등이 전체 임차한다는 조건 등을 봤을 때 건물의 가치는 평(3.3㎡)당 2000만 원 안팎” 이라며 “전체 매각가는 2000억 원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후 자회사 상장 등을 고려해 동원산업(006040)이 교환사채(EB)를 발행하는 것도 유력한 자금 마련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동원은 자회사인 스타키스트 주식으로 교환 가능한 동원산업 EB가 시장에서 적잖은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타키스트는 2008년 동원그룹이 인수한 세계 최대 참치 통조림 업체로 한때 미국 상장을 추진하기도 했다. 김남정 부회장의 동원산업 보유 지분(43.15%)과 자사주(27.93%) 등을 유동화 하는 것도 주요 자금 조달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원산업이 원리금을 보장하면서 저평가된 자회사 주식으로 교환 가능한 채권은 시장에서 수요가 있을 것”이라며 “동원측이 다양한 보유 자산을 유동화하기 위해 한국투자금융지주측과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창업주인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19일 한양대 명예 공학박사 학위를 수여 받을 때 장남인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과 차남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이 모두 참석해 HMM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김 명예회장은 이 자리에서 HMM 인수와 관련해 “(제) 꿈의 정점” 이라며 “동원은 바다에서 이룬 회사니까 누구보다도 (HMM을) 잘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원이 자금 조달을 서두르는 건 산업은행 등 매각 측이 인수자의 대금 납부 전략을 꼼꼼히 들여다 보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이 최근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매각 대상인 HMM 지분(영구채 전환 후 약 39%)의 가치는 현 주가 수준을 고려해 약 6조 6000억 원이다. 인수금융으로 절반을 조달한다 해도 인수 측은 2조~3조 원을 추가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예비 입찰에 뛰어든 하림(136480)과 LX 역시 자금 조달 전략을 촘촘히 짜고 있어 인수자 간 경쟁은 격화되고 있다. JKL파트너스와 손잡은 하림은 신한·KB국민은행 등 대주단 구성을 마친 상태다. 일각에서는 양재동 물류센터 부지를 매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LX는 그룹에서 마련할 수 있는 현금이 2조 원 정도로 가장 많다. 시장에서는 LX가 추가로 조 단위 유상증자에 나서면서 범 LG(003550)그룹의 지원까지 펼쳐질지 지켜보고 있다.

매각 주관사인 삼성증권(016360)이 연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때 계약금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점도 인수 측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기업 인수합병(M&A) 거래에서 매각 측은 계약금으로 전체 매각가의 5~10%를 요구하는 것이 보통이다. 다만 삼성증권 관계자는 “HMM 건은 계약금을 어느 정도로 받을지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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