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자산운용이 한국을 비롯해 글로벌 사모펀드(PEF) 시장에 투자하는 세컨더리 펀드를 역대 최대인 150억 달러(19조 9600억 원) 규모로 결성했다. 골드만삭스가 이번 펀드를 앞세워 국내에서 관련 투자를 한층 확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일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은 빈티지 9호(Vintage IX)와 빈티지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Vintage Infrastructure Partners) 등 2개 펀드를 각각 142억 달러(18조 8900억 원), 10억 달러(1조 3300억 원) 규모로 조성했다고 밝혔다. 두 펀드는 기존 사모펀드나 벤처캐피탈(VC) 등이 투자했던 기업의 지분·대출을 다시 사온 뒤 가치를 극대화 하는 이른바 ‘세컨더리’ 전략을 구사한다.
빈티지 9호는 특히 전 세계 기관 투자가, 고액자산가, 골드만삭스 임직원들이 앞다퉈 출자자(LP)로 참여하면서 목표 모집액을 초과 달성했다. 142억 달러는 역대 골드만삭스의 빈티지 펀드 가운데 최대 규모다. 빈티지 8호의 경우 2020년 103억 달러 규모로 결성한 바 있다. 2개 펀드에는 최근 규모를 키운 한국의 연기금들도 다수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티지 펀드는 사모펀드 시장에서 출자자와 운용사(GP)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골드만삭스의 대표적 대체투자 펀드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골드만삭스의 빈티지 펀드 운용자산(AUM)은 세계 최대 수준인 450억 달러(59조 8500억 원) 이상에 달한다.
골드만삭스의 세컨더리 팀은 1998년부터 25년 간에 걸친 투자 경험을 토대로 전 세계에서 다양한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전세계 기관들이 갈수록 기존 PEF나 VC 업계에서 기회를 찾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세컨더리 투자 역시 늘어나는 추세다.
이번 골드만삭스의 역대 최대 규모 펀드 결성을 계기로 한국에서도 관련 거래가 더 활성화될지 여부에 투자은행(IB) 업계 관심이 쏠린다. 국내는 아직 세컨더리 거래가 활성화된 편이 아니지만 최근 들어 관련 시장이 커질 조짐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골드만삭스는 세컨더리 펀드를 활용해 한국 시장에 투자한 경험도 있다. 지난해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가 첫 컨티뉴에이션 펀드인 쌍용C&E(003410) 투자 프로젝트 펀드를 결성했는데 골드만삭스가 주요 출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컨티뉴에이션 전략이란 사모펀드 운용사가 특정 자산을 장기 보유하기 위해 만든 새 펀드에 기존 자산을 옮겨 담는 투자 기법을 뜻한다.
헤럴드 호프 골드만삭스자산운용 세컨더리 부문 글로벌 총괄은 “인프라 분야 투자를 위한 세컨더리 자본을 확보한 만큼 사모펀드 시장 투자 활동 전반에 걸쳐 유동성 옵션을 찾는 투자자·운용사에 더욱 완벽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모집된 자금으로 투자자들에게 차별화된 사모펀드 수익률을 꾸준히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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