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서 정치 테마주가 요동치고 있다. 이른바 ‘이재명 테마주’는 급락하고 이낙연 전 국무총리 관련주는 반사이익을 얻으며 급등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테마주도 덩달아 뛰었다. 긴축 우려 속에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자 길 잃은 자금이 총선을 앞두고 정치 테마주로 몰리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증권가는 투자에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재명 테마주로 불리는 동신건설(025950)이 전 거래일 대비 4050원(21.32%) 내린 주당 1만 4950원에 마감했다. 같은 테마주로 분류되는 에이텍(045660)(-14.99%), 토탈소프트(045340)(-9.75%), CS(065770)(-6.38%), 이스타코(015020)(-2.92%) 등이 줄줄이 하락했다.
이들 테마주 급락은 21일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데 따른 영향이 컸다. 내년 4월 10일 총선을 7개월여 앞두고 정치권에서 대형 이벤트가 발생하자 갈 길 잃은 자금이 정치 테마주로 몰린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동신건설 주가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이 대표가 단식에 돌입한 지난달 31일 전 거래일 대비 3010원(29.92%) 올라 상한가로 마감했다. 이달 18일에는 단식 중이던 이 대표가 쓰러졌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또다시 상한가를 기록해 1만 8460원까지 올랐다. 이 대표의 단식 돌입과 쓰러졌다는 소식 등이 지지층 결집으로 이어지며 체포동의안 부결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해석됐기 때문이다. 상황은 21일 장 마감 후 반전됐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 소식이 전해지며 이날 주가는 21.32% 급락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에 이 전 총리 테마주는 급등했다. 상승률은 부국철강(026940) 15.42%, 남선알미늄(008350) 5.48%, 남화토건(091590) 4.07%, 이월드(084680) 3.65% 등이다. 체포동의안 가결로 이 대표의 리더십에 흠집이 가자 이 전 총리가 대안으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대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한 장관 관련주로 분류되는 노을(376930)(6.11%) 역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증권 전문가는 테마주 투자에 유의하라고 조언한다. 투기적 자금이 일시에 유입됐다가 빠져나가며 단기간 주가 급등락에 손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테마주는 구체적 실체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치인과 해당 종목의 대표가 동향이거나 동창이라는 이유가 대부분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정치 테마주는 실적이 아닌 투기적 거래 수요에 따라 급등락하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테마주 기승에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선 투자자가 손해를 볼 가능성도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신용거래 융자 잔액은 20조 2307억 원으로 올 1월 말 16조 944억 원에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신용거래 융자 잔액은 투자자들이 증권사의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신용거래)한 후 갚지 않고 남은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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