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1월부터 주가조작 이익의 2배를 과징금으로 부과하기로 확정했지만 검찰이 수사 문제로 제동을 건 경우는 그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한국거래소는 주가 조작 감시 조직을 확대하기로 했다. ★본지 9월 11일자 19면 참조
금융위원회는 2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감독 규정 개정안을 다시 입법 예고했다. 새 시행령에서는 원칙적으로 검찰이 불공정거래 혐의자에 대한 수사·처분 결과를 통보한 뒤 금융위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게 했다. 또 금융위가 검찰총장에게 통보한 지 1년이 지났더라도 기소 중지 등 수사·처분 지연 사유가 있다면 먼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없다.
검찰이 최종 수사·처분과 배치될 수 있다고 금융위에 요청하는 경우도 과징금 부과 대상에서 빼기로 했다. 이번 시행령은 11월 6일까지 입법 예고를 마친 뒤 법제처 심사와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내년 1월 19일 상위 법인 자본시장법 개정안과 함께 시행된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달 18일 검찰이 수사·처분 결과를 금융위에 통보하기 전에도 당국이 검찰총장과 합의만 하면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게 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가 22일 전격 철회한 바 있다. 법무부와 대검찰청 등이 법령을 더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당시 개정안에는 금융위가 검찰과 합의하지 못하더라도 범죄 혐의를 검찰총장에게 통보한 지 1년만 지나면 과징금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하는 내용도 있었다. 금융위는 “수사 기밀을 유지하기 위한 경우 등에는 과징금 부과 전에 검찰을 비롯한 사법 당국과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또 형사처벌과 중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과징금 부과 절차를 명확히 했다. 아울러 총수입과 총비용 등 부당이득 산정 기준과 불공정거래 행위자의 자진 신고 시 감면 범위 등도 구체화했다.
한국거래소 역시 초장기 주가조작에 대응하기 위해 현행 단기 적출 기준 외 중기(6개월)·장기(연간) 이상거래 기준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또 연계 계좌들이 주가조작에 관여한 비율 수치와 주가수익비율(PER)·주가순자산비율(PBR) 등 기업가치 지표도 적출 기준에 반영하기로 했다.
나아가 관련 외부 의견을 수렴하는 전문가협의회를 신설하고 시장감시본부 내 6부를 7부로 늘리는 조직 개편 또한 단행한다. 금융감독원은 6월부터 가동한 불법 리딩방 특별단속반의 유사 투자자문업자 불공정 행위 적발 사례를 공개하며 연말까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등과 대응 체계를 한 단계 더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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