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035720) 주가가 20일부터 5일 연속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미국 발 고금리 환경이 장기화하고 대주주의 검찰 수사까지 겹치며 주가는 바닥을 모르고 하락 중이다. ★본지 9월 26일자 21면 참조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카카오는 전 거래일보다 2.34% 하락한 4만 3750원에 마감했다. 카카오 주가는 이달 20일부터 5일 연속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카카오 주가는 3년 4개월여 만에 4만 5000원을 하회했다. 카카오는 2020년 5월 19일 4만 4158원으로 마감했다. 카카오 주가는 올 들어 이날까지 17.61% 떨어졌다.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를 주도했다. 외국인은 올 들어 카카오 주식을 3608억 원, 기관은 1013억 원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5014억 원 순매수했다.
미국 고금리 장기화, 성장주 투자 심리 약화가 카카오 주가 하락을 불렀다는 분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추가 금리 인상과 함께 현행 고금리 기조를 더욱 오래 지속할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고공행진 중이다.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가 큰 성장주는 고금리 상황에서 기업가치가 더 크게 할인되는 경향이 있다.
카카오의 주력인 광고 사업이 고전 중인 데다 헬스케어와 인공지능(AI) 등 신성장 사업도 성과가 가시화하지 않아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카카오는 1분기에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5.2% 감소했고 2분기에는 33.7% 줄었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의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2.2% 줄어든 147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기 부진 장기화에 따른 매출 성장 둔화와 구조 조정 효과 지연으로 올해는 카카오의 영업이익 성장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카카오톡이 시도 중인 헬스케어·AI 부문이 성장세를 보인다면 금리가 정점에 진입하는 내년 이후에나 주가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법 리스크도 카카오 주가를 발목 잡는 요인이다.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의혹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와 카카오 관계사 임원들의 횡령 의혹이 제기됐다. 시민단체인 경제민주주의21은 13일 김 창업자와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관계사 임원들을 횡령·배임 등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카카오 계열사 그라운드X 임원들이 각종 명목으로 클레이를 나눠 받고 현금화해 수천억 원의 부당이득을 올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