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정부와 서울시가 반지하 해소 대책을 내놨지만 성과는 미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지하 매입 신청이 4578건 접수된 데 반해 실제 매입은 192호에 그쳤다. 매입한 바나지하를 커뮤니티 공간으로 전환한 것도 단 1건에 그쳤다.
30일 국토교통부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조오섭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달 6일 기준으로 반지하주택 매입 신청은 모두 4578건 접수됐다. 이 중 1387호가 심의를 통과했으나, 매입이 완료된 것은 192호에 그쳤다.
지난해 9월 정부는 반지하주택을 매입해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매입 활성화를 위한 기준 완화, 세제 감면, 주차장·용적률 특례 등의 지원 방안을 차례로 마련했다. 매입 진척이 더뎌지자 올해 7월에는 다세대·연립주택의 경우 반지하 세대별로 매입이 가능하도록 국토부와 서울시가 협의해 제도를 고치기도 했다.
기존 지침상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반지하 주택이 있는 건물의 절반 이상을 살 수 있을 때만 매입할 수 있게 돼 있어 문제라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다세대주택이나 빌라는 소유주가 여러 명이고 소유관계가 복잡해 절반 이상을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정부는 매입한 반지하를 용도 변경해 인근 매입임대주택 거주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 시설을 만들겠다는 계획도 내놓았지만, 실적은 지금까지 1건이다. 경기 시흥의 반지하주택 자리에 만든 자활일자리사업 교육장·작업장이 지난 6월 문을 열었다.
반지하, 쪽방, 고시원 등에 거주하는 무주택 세입자가 지상층으로 이사할 때 이용할 수 있는 정부의 '비정상거처 이주지원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은 이달 15일 기준으로 326건(122억 5000만 원) 실행되는 데 그쳤다. 정부는 최대 5000만 원까지 보증금을 무이자로 빌려주는 이 정책대출로 연 3천호 이상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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