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032640)가 화물 운송 중개 플랫폼을 출시하고 ‘중간물류’(미들마일)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미들마일 시장은 30조 원을 웃도는 규모에도 상대적으로 디지털화가 더디고 비효율적으로 운영된 탓에 화주를 비롯한 시장 참여자들의 불만·불편이 작지 않았다. 이에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디지털전환(DX) 역량을 활용해 서비스 개선에 나서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앞서 KT(030200)와 티맵모빌리티가 관련 서비스를 먼저 선보인 상황에서 LG유플러스에 이어 카카오모빌리티까지 플랫폼 출시를 예고하고 있어 시장 주도권을 놓고 업체 간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16일 서울 용산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화물운송 중개 플랫폼 ‘화물잇고’를 이달 출시한다고 밝혔다. 화물잇고는 화물차를 배차하는 주선사와 차주를 이어주는 플랫폼이다. 주선사가 전용 웹을 통해 화물을 등록하면 차주들이 모바일 앱을 통해 화물을 직접 선택하는 일종의 ‘스마트배차’ 서비스다.
화물잇고는 화물 중개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한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즉 배차부터 운송, 정산, 거래처 관리 등 모든 서비스가 화물잇고 플랫폼 안에서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다. 플랫폼에 스마트 배차 관리와 실시간 운송 관제 서비스를 적용하고, 화물차 전용 내비게이션도 업계 최초로 제공한다. 유턴 불가 구간, 좁은 길, 스쿨존 등 화물 운송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기존 한 달 가까이 걸리던 정산을 하루 만에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기존 운송 과정에서 차주와 주선사가 느끼는 불편 사항들을 분석한 서비스들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화물잇고를 통해 3년 내 1500억 원 이상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다. 임장혁 LG유플러스 기업신사업그룹장(전무)은 “시장 조기 안착을 위해 초기에는 별도 비용을 부과하지 않을 방침”이라면서 “이용자 부담을 줄이고 플랫폼 이용률을 높여 시장에 빠르게 안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가 화물 운송 중개 플랫폼을 선보인 것은 미들마일이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물류 산업은 운송 흐름에 단계에 따라 ‘퍼스트마일’과 ‘미들마일’, ‘라스트마일’로 나뉜다. 퍼스트마일은 원자재 공장에서 기업 생산 공장으로 옮겨지는 과정이며 라스트마일은 생산 물품이 소비자로 전달되는 단계를 말한다. 중간을 잇는 미들마일 시장 규모는 연 30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지만 시장 규모에 걸맞지 않게 여전히 전화로 주문을 접수하고 수기로 장부를 작성하는 등 아날로그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미들마일 시장은 2020년 기준 37조 원 규모에 육박하는 큰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비효율적으로 운영됐다”면서 “축적한 DX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장 비효율과 정보 비대칭을 개선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가 참전하면서 미들마일 시장은 국내 주요 ICT 기업들의 새로운 격전장으로 떠올랐다. KT는 지난해 출시한 화물 중개·운송 플랫폼 ‘브로캐리’는 현재 220개 이상 중대형 고객사를 확보했고 차주 회원 수가 1만 2500만 명을 넘어섰다. SK텔레콤(017670)은 티맵모빌리티를 통해 ‘티맵화물’ 서비스를 선보였고, CJ대한통운은 미들마일 플랫폼 ‘더 운반’을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도 ‘카카오T트럭커’ 출시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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